중국 잇단 깜짝 통계에 모순점 노출?…전문가들 "의아"

입력 2017-03-09 12:03
중국 잇단 깜짝 통계에 모순점 노출?…전문가들 "의아"

외환보유액 예상밖 증가 이어 무역수지는 의외의 적자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중국 경제통계에서 모순되는 부분이 노출돼 경제 전문가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8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7일 발표한 외환보유액은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감소가 아닌, 증가로 나타났다. 이어 8일 발표한 2월의 무역 수지도 의외로 적자였다.

2월의 무역수지가 3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는 것은 외환보유액의 증가와 모순되는 것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두 통계를 연결짓기가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중국의 2월 수입액은 위안화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가 늘어나 1월의 25% 증가보다 더욱 탄력이 붙은 모습이었다. 반면에 2월의 수출은 4.2% 증가에 그쳐 무역수지는 603억6천만 위안(87억4천만 달러)의 적자를 냈다.

무역적자는 인민은행이 위안화 방어를 위해 보유 외환을 매각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요인이다. 하지만 인민은행의 외환보유액이 증가했다는 것은 정반대의 결과다.

2월의 외환보유액은 79억2천만 달러가 늘어난 3조50억 달러였다. 8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한 것이며 3조달러선도 회복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달러화의 강세로 인민은행이 보유한 유로화와 엔화의 가치가 떨어졌을 것으로 보고 전체 외환보유액이 200억~300억 달러 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RBC 캐피털 마켓의 아시아 환율전략가인 쉬에 트린은 "데이터를 액면 그대로 해석하기가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의 춘제(春節·중국의 설)가 통계의 착시를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올해 춘제 기간은 대부분 1월에 걸쳐있었던 반면에 지난해 춘제 기간은 대부분 2월에 걸쳐있었기 때문이다.

1월과 2월을 합하면 중국의 무역흑자는 422억 달러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가 감소한 것이지만 어쨌든 흑자를 낸 셈이어서 여전히 외환보유액의 증가를 뒷받침한다.

미국 재무부 출신으로 외교협회 선임 연구원으로 일하는 브래드 세스터는 이런 설명에도 아귀가 맞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적자와 위안화의 평가절하 효과, 지난 수개월 동안 진행된 자본 유출을 합하면 인민은행이 위안화 방어를 위해 더 많은 외환을 투입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대해서는 중국의 자본 유출 속도가 상당히 완화됐다는 반론도 가능하다. 중국 당국이 자본 유출을 통제하고 최근 위안-달러 환율도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개인들의 환전 욕구가 저하됐다는 것이다.

세스터 연구원은 전반전인 통계로 보면 중국으로 자금이 회귀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RBC 마켓의 트린 전략가는 "아마도 중국이 시행하고 있는 자본 통제가 어느 정도를 효과를 냈고 유출 압력도 종전만큼 강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자본이 실제로 대거 중국으로 되돌아오고 있다면 당장 이 자본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가 의문의 대상이다. 트린 전략가는 이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재개했다는 증거는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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