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사우디 국왕 말레이 방문 때 차량폭탄테러 기획
말레이 경찰, 예멘인 등 7명 국왕 도착 전 검거
(서울=연합뉴스) 정광훈 기자 = 수니파 급진단체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예멘 조직원들이 지난달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일행의 말레이시아 방문 기간 차량폭탄 테러를 기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살만 국왕 일행에 테러 공격을 가하려던 예멘 후티 반군 소속 예멘인 4명과 말레이시아 국적자 1명, 인도네시아 국적자 1명 등 다른 3명을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는 지난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북한인들이 이끄는 암살조에 의해 독극물 공격을 받고 숨졌다.
BBC 방송과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의 칼리드 아부 바카르 경무관은 7일(현지시간) "4명의 예멘인들은 여행서류 위조와 마약 유통에도 관련됐다"며 "이들이 사우디 국왕 일행의 쿠알라룸푸르 방문 기간에 공격을 기획했으나 국왕 일행이 공항에 도착하기 직전 검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이 3개조로 나눠 테러 공격을 기획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WSJ는 4명의 예멘인으로 구성된 1개조와 인도네시아인과 말레이시아인 각각 1명이 포함된 조, 특정하지 않은 동아시아 출신 남성 1명 등 3개조가 테러 기획에 관련됐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2명은 2015년 시리아에서 IS에 가담한 말레이시아 국적 무하마드 완디 모하메드 제디로부터 차량폭탄 공격을 지시받았다. 함께 붙잡힌 인도네시아인은 과거 시리아에 입국하려다 적발돼 터키로 추방된 전력이 있다.
경찰은 또 2011년부터 학생비자로 말레이시아에 체류해온 것으로 보이는 동아시아 출신자는 말레이시아를 환승지나 피신처로 삼는 지역 테러단체와 연계 의혹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1천500명의 매머드급 수행단을 이끌고 한달 일정으로 아시아 순방에 나선 살만 국왕은 지난달 26일 첫 방문지인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했으며, 이어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현재 발리에서 1주일간 휴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앞서 후티 반군과 연계된 예멘인 4명 등 외국인 6명과 말레이시아인 1명을 지난달 21일부터 26일 사이 검거했다고 지난 5일 발표했다.
한편 사우디 외교부는 말레이시아 경찰 발표와 관련, 논평을 거부했다고 WSJ는 보도했다.
IS는 전통적으로 친미·친서방 정책을 고수해온 사우디 왕실을 이단시하고 있으며 사우디 왕정 타파를 공개 촉구해왔다. 살만 국왕 일행에 대한 테러 기획이 적발된 것도 IS가 사우디를 여전히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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