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중은행과 특수은행간 실적 양극화

입력 2017-03-06 06:00
수정 2017-03-06 06:18
지난해 시중은행과 특수은행간 실적 양극화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로 특수은행 적자 규모 확대

시중은행 당기순이익은 32.5% 급증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지난해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이 3조원으로 전년에 견줘 31.8%나 급감했다.

하지만 시중은행과 특수은행간 명암이 갈렸다. 시중은행은 지난해 실적이 크게 개선된 반면 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을 부담한 특수은행은 적자 폭이 확대됐다.

6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국내 은행의 2016년 중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시중은행, 지방은행, 특수은행 등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 총계는 3조원으로 전년과 비교하면 1조4천억원 감소했다.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013년 4조5천억원에서 2014년 6조8천억원으로 오른 뒤 2015년 4조4천억원, 지난해 3조원으로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말 규정 개정으로 은행이 대출해준 돈을 못 받을 것에 대비해 쌓아두는 대손준비금이 보통주 자본으로 인정됨에 따라 이번 당기순이익은 대손준비금 전입 전을 기준으로 계산됐다.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 감소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특수은행의 실적 악화에 기인한다.

대우조선해양[042660], STX조선 등 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적립으로 특수은행의 대손 비용은 2015년 6조7천억원에서 지난해 8조9천억원으로 2조2천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특수은행의 당기순손실 규모는 같은 기간 6천억원에서 3조5천억원으로 2조9천억원이나 급증했다.

특히 산업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3조원을 기록해 1998년 외환위기 당시 4조9천억원 이후 최대 규모의 적자를 냈다.

이와 달리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시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5조5천억원으로 전년보다 32.5%(1조3천억원) 증가했다.

국내 은행의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해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다.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를 보여주는 ROA는 0.13%, 경영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ROE는 1.65%로 전년도와 비교해 각각 0.08%포인트, 0.93%포인트 하락했다.



두 지표 모두 외환위기와 대우사태 여파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2000년(ROA -0.59%·ROE -11.02%) 이후 모두 최저 수준을 기록했던 전년도보다 더 나빠진 것이다.

단, 일반은행의 ROA는 0.45%, ROE는 5.88%로 전년과 비교해 0.08%포인트, 0.99%포인트 개선됐다.

국내 은행의 이자이익은 34조4천억원으로 전년보다 9천억원 증가했다.

순이자마진(NIM)은 예대금리 차이의 축소 영향으로 역대 최저 수준인 1.55%를 기록했다.

순이자마진은 2010년 2.32%를 기록한 이후 6년째 내리막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수수료 관련 이익과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모두 감소한 탓에 국내 은행의 비(非)이자이익은 전년보다 1조1천억원 줄어든 4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모두 22조4천억원으로 전년에 견줘 1천억원 감소했다.

일부 시중은행의 명예퇴직으로 인건비가 2천억원 늘었으나 임차료, 광고선전비 등 물건비가 3천억원 줄어든 영향 때문이다.

투자지분 관련 손실이 늘어남에 따라 지난해 국내 은행의 영업외손실 규모는 1조원으로 전년보다 4천억원 확대됐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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