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케이블카] ① 황금알 낳는 거위? 전국 30여 곳 대박 꿈꿔

입력 2017-02-28 05:21
수정 2017-02-28 08:48
[주목! 케이블카] ① 황금알 낳는 거위? 전국 30여 곳 대박 꿈꿔

개장 9년 통영 케이블카, 173억원 현금배당 재정기여 '효자'

지자체들, 지역경제·관광산업 파급효과 기대 속 경쟁적 추진

(전국종합=연합뉴스) 정부가 제11차 투자무역진흥회의에서 케이블카 산업 육성 등을 포함한 '투자 활성화 대책'을 지난 27일 내놓았다.

마침 열풍처럼 불고 있는 전국의 해상·육상 케이블카 사업이 이번 정부 발표와 함께 다시 주목을 받는 상황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추진 중이거나 검토 단계인 각종 케이블카 사업은 30여 곳에 달한다.

이미 경남 통영과 전남 여수 케이블카가 '대박'을 터뜨렸다.

이후 많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민간사업자들까지 나서 산과 바다를 가로지르는 각종 케이블카 사업에 뛰어드는 상황이어서 이번 정부 발표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 '대박의 주인공' 통영·여수 케이블카

올해로 개장 9년째를 맞는 경남 통영 케이블카는 지난 2월 12일까지 누적 탑승객 1천1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꾸준히 인기몰이하고 있다.



통영관광개발공사는 "통영 케이블카는 연간 128만 명 이상의 고객을 유치하면서 '국민 케이블카' 명성은 물론 통영 관광의 랜드마크가 됐다"고 말했다.

통영 케이블카는 지자체 재정에도 효자 노릇을 한다. 개장 이후 지난해까지 통영시에 173억원을 현금 배당했다. 케이블카 건설에 사업비 173억원(국비 87억원, 지방비 86억원)이 투입됐으니 지자체 입장에서는 본전을 이미 뽑고도 남은 셈이다.

통영관광개발공사는 통영시가 100% 출자한 기업이다.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로만 그동안 100억원 정도 납부했다.

지역경제에 미친 파급효과도 크다. 인건비와 운영비 등으로 연간 100억원이 지출된다. 케이블카 이용객들로 인해 파생되는 간접효과는 연간 1천500억원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케이블카를 탄 이용객들이 통영 서호시장과 중앙시장 등 재래시장을 찾아 식사하거나 장을 보기 때문에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케이블카로 통영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졌다는 점도 지나칠 수 없다. 굴, 멸치, 멍게, 꿀빵, 김밥 등 통영 특산물 판매가 활성화되는 데도 케이블카가 적잖은 역할을 했다.

전남 여수 해상케이블카도 대박을 터뜨려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는 성공 사례로 꼽힌다.

자산공원부터 돌산공원까지 1.5㎞를 잇는 여수 해상케이블카는 2014년 말 완공된 뒤 11개월 만에 탑승객 200만 명을 돌파했다. 케이블카 개장 이후 여수 구도심에 있는 유람선, 오동도, 레일바이크 등도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주변 숙박시설과 음식점, 건어물가게도 케이블카 덕을 보고 있다.



◇ '케이블카가 대세'…경쟁적으로 뛰어들어

통영과 여수 케이블카 사업의 성공 사례가 알려지자 케이블카 사업이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인식돼 지자체와 민간사업자가 지역경제와 관광산업 활성화 명목으로 앞다퉈 케이블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부산 서구에서는 오는 6월부터 송림공원과 암남공원 사이 1.62㎞ 사이를 오가는 해상케이블카(정원 8명)가 가동에 들어간다. 이 사업은 2013년 송도해수욕장 개장 100주년을 맞아 송도 해상케이블카 복원사업으로 시작됐고 민간사업자가 참여했다.



강원 삼척시가 추진 중인 삼척 해상케이블카는 279억원을 들여 근덕면 용화리와 장호리를 연결하는 총연장 880m 규모로 2013년 7월에 착공, 현재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삼척시는 6월 말까지는 시운전을 포함해 모든 공사를 끝내고 7월 1일부터는 본격적인 운행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삼척시는 케이블카가 완공되면 한국의 나폴리로 불리는 장호항 관광지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춘천시가 추진하는 삼악산 케이블카는 삼천동 수변 주차장 부지에서 의암호를 가로질러 삼악산 7부 능선까지 3.6㎞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춘천시는 지난해 10월 민간사업자를 공모해 호반관광레저산업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민간사업자가 사업비 550억원을 투자, 시설 준공 후 시에 시설과 용지를 기부채납하고 최장 20년간 운영권을 갖는 내용이다. 운영 기간 영업이익의 10%를 춘천시 관광발전기금으로 내는 것도 포함됐다.

춘천시는 "2018년 상반기 착공, 2019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연간 130만 명 이상 방문하고 생산유발 효과 1천억원, 고용 유발효과 1천6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전남 목포시가 추진하는 해상케이블카 건설은 510억원 전액 민자가 투입되는 민자사업이다.

유달산 밑 리라유치원에서 고하도에 이르는 3.23㎞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다음 달 예정된 환경부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면 목포시장의 실시계획 인가를 거쳐 오는 6월 착공, 2018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 현장인 울돌목에도 해상케이블카가 설치된다.

진도녹진관광지∼진도타워∼울돌목∼해남우수영관광단지를 잇는 길이 988m 규모다.

300억원을 들여 상반기 진도와 해남 사이 울돌목에 해상케이블카 건설에 착수,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한다.

경남 사천에서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인 대방동 초양섬∼삼천포대교공원∼각산 구간 2.43㎞에 시간당 1천200명을 수용하는 케이블카가 설치된다.

사천시는 사업비 600억원(국비 50억원, 도비 100억원, 시비 450억원)으로 2015년 12월 22일 공사를 시작했고, 올해 연말까지 공사를 마치고 시험운전 등을 거쳐 2018년부터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충북도가 추진하는 소백산 케이블카는 단양군 단양읍 천동리∼강우관측소 4.3㎞ 구간에 설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사업비는 302억원이며, 지난해 7월부터 국립공원계획 변경 및 기본설계용역이 진행 중이다.

오는 12월부터 환경부, 산림청, 문화재청 등 관계기관과 협의에 들어가 2022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김재홍 이경욱, 이종건, 박성우, 지성호, 김상현, 조정호, 공병설, 우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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