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극우 정치인 신상정보 모로코 범죄조직에 노출

입력 2017-02-23 11:50
네덜란드 극우 정치인 신상정보 모로코 범죄조직에 노출

기밀 누설한 보안관리 체포…내달 총선 앞두고 변수로 돌출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오는 3월 총선을 앞둔 네덜란드에서 정부 보안요원이 반(反)이민을 강조하는 극우당 당수의 신상정보를 이민자 범죄조직에 누설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영국 가디언 등은 네덜란드 경찰이 헤이르트 빌더르스 자유당(PVV) 대표에 관한 기밀 정보를 모로코-네덜란드 범죄조직에 유출한 혐의로 정부 보안요원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경찰은 어떤 정보가 넘어갔는지는 상세히 언급하지 않았다.

과거 인종차별 발언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빌더르스 대표는 극단주의 이민자 등의 공격을 우려해 10여년째 자신의 거주지를 숨긴 채 살고 있으며, 24시간 정부 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다.

이는 2004년 네덜란드 영화감독 테오 반 고흐가 모로코계 청년에게 살해당한 사건이 있고부터다.

그러나 그는 며칠 전에도 선거전을 시작하며 "네덜란드 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모로코인 쓰레기들을 치우겠다"며 이민자를 향한 적대 발언을 멈추지 않고 있다.

빌더르스 대표는 자신의 정보가 유출됐다는 소식에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반응했다.

그는 트위터에 "나를 경호하는 팀을 무조건 믿을 수 없다면 나는 활동할 수 없다"고 적었다.

네덜란드 경찰청장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금까지 우리가 아는 한, 그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용의 남성이 중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지만 내밀한 핵심 세력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빌더르스 대표의 자유당은 내달 총선 여론조사에서 제1당이 될 것으로 유력하게 전망됐으나, 최근에는 여당과 지지율이 거의 비슷하게 나오는 등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다.

빌더스르 대표는 무슬림 이민 금지, 모스크 철거 등 반이민 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번 네덜란드 총선은 4∼5월 프랑스 대통령 선거, 9월 독일 연방의회 선거를 앞두고 유럽 극우 포퓰리스트의 기세가 살펴보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gogo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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