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탄소나노튜브 선택적 합성 성공…실리콘 대체 가능성

입력 2017-02-16 03:00
반도체 탄소나노튜브 선택적 합성 성공…실리콘 대체 가능성

IBS·베이징대 연구팀 "탄화텅스텐 촉매 활용해 고순도 반도체 구현"

(대전=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한국기초과학연구원(IBS)과 중국 베이징대 등 공동연구팀이 반도체 특성이 있는 탄소나노튜브(CNT)를 선택적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 원하는 물성의 탄소나노튜브를 자유자재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 토대를 마련했다.

IBS 다차원 탄소재료연구단 펑딩 그룹리더(UNIST 신소재공학부 특훈교수) 연구팀은 16일 베이징대 징장 교수팀과 함께 탄소나노튜브 벽의 구조적 비대칭성(Chirality)을 조절, 수평형의 반도체 나노튜브를 선택적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탄소나노튜브는 머리카락 10만분의 1 굵기로 탄소 원자가 육각형 벌집 모양으로 결합해 원자 하나 두께의 얇은 막을 이룬 흑연판(그래핀)이 길게 튜브처럼 말려 있는 구조의 물질이다.

특히 탄소나노튜브 중 단일 벽으로 구성된 수평형 탄소나노튜브는 반도체 성질을 띠고, 열 전도성과 물리적 강도가 우수해 실리콘을 대체할 차세대 마이크로칩 소자로 주목받고 있다.

탄소나노튜브의 물성은 튜브의 직경과 튜브 벽이 뒤틀려 말린 각도, 즉 구조적 비대칭성 등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원하는 용도에 최적화된 특성을 가진 비대칭 구조의 탄소나노튜브를 대량으로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탄소나노튜브와 촉매의 결정 구조가 유사할수록 촉매와 탄소가 안정적으로 결합한다는 사실에 착안, 반도체 성질을 띠는 탄소나노튜브와 결정 구조가 유사한 탄화텅스텐을 촉매로 사용해 반도체 특성의 수평형 탄소나노튜브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사파이어 결정 기판 위에 탄화수소 반응가스와 분말 형태의 초소형 탄화텅스텐 촉매를 공급, 순도 80∼90%의 수평형 반도체 탄소나노튜브를 합성했다.

또 초소형 분말 탄화몰리브덴 촉매를 사용해 도체 탄소나노튜브도 합성, 촉매 종류를 바꾸면 다양한 물성의 탄소나노튜브를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분말 형태의 초소형 탄화텅스텐이 직경이 작고 반도체 성질이 우수한 탄소나노튜브 형성을 유도했다며 이런 탄소나노튜브는 벽면의 비대칭적 탄소 구조로 표면 무늬가 고르지 않아 탄소 원자가 들어갈 틈새가 생김으로써 합성속도도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탄소나노튜브의 물성을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는 연구의 기반이 돼 기존 탄소나노튜브 생산율이 저조했던 한계를 극복, 대량생산을 가능케 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펑딩 교수는 "안정적인 화학 결합을 이룰 수 있는 촉매를 찾아 탄소나노튜브의 합성속도를 최적화할 수 있는 크기로 활용하면 이론적으로 순도 99.9% 이상의 탄소나노튜브를 선택적으로 합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2월 1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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