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익 화랑협회장 "화랑의 경매업 겸업, 법으로 금지해야"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이화익(60) 신임 화랑협회장은 화랑의 미술품 경매업 겸업을 금지하는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협회장은 14일 서울 종로구 화랑협회 사무실에서 진행한 취임 후 첫 간담회에서 "화랑과 경매업 분리는 세계적 추세이고 문화체육관광부도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을 양분하는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은 각각 가나아트, 갤러리현대가 주축이 돼 설립했다. 이를 두고 중소 화랑들은 대형 화랑이 경매사와 특수 관계를 맺고 소속 작가 띄우기 등으로 시장을 왜곡한다고 비판해왔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0월 '미술품 유통에 관한 법률안'(이하 미술품 유통법)을 발표하면서 화랑의 경매업 겸업 금지를 법제화하는 대신 상생 협약 체결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협회장은 "최근 몇 년간 한국 미술 시장 판매액 절대다수를 경매회사에서 갖고 가면서 많은 화랑이 어려움을 호소한다"면서 "이제 국내 화랑이 전시를 통해 작품을 파는 건 너무 힘들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형 화랑과 경매사의 반발이 클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케이옥션의 경우는 지배 구조상으로 정리된 거로 안다"면서 "서류로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분리되도록 양쪽 경매회사들과도 대화로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협회장은 미술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확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올해 12월 열리는 아트 마이애미와 콘텍스트 아트 마이애미에 각각 5곳과 10곳의 화랑이 참여하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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