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W "케냐, 에티오피아 초대형 댐 건설로 물 부족 사태"

입력 2017-02-15 03:59
HRW "케냐, 에티오피아 초대형 댐 건설로 물 부족 사태"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에티오피아가 최근 오모 강 유역을 끼고 초대형 댐을 완공함에 따라 강 하류에 있는 인근국 케냐가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14일(현재시간) 에티오피아 정부가 지난 2015년부터 기베3 수력발전소 댐에 물을 채우기 시작하면서 오모 강 끝자락에 있는 케냐 북부 투르카나 호수의 물이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케냐 현지 캐피털 FM 방송이 AFP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HRW는 또 에티오피아 정부가 오모 강 유역을 따라 물이 많이 필요한 사탕수수 재배지를 조성하고 있어 지구 상 최대 사막 호수로 꼽히는 투르카나 호수의 수위가 과거보다 1.5m 낮아졌다고 밝힌 가운데 호수 한 부분에서는 호안(湖岸)이 2Km나 후퇴했다고 전했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현재 10ha에 이르는 사탕수수 경작지와 가공공장 조성을 목표로 이 지역 토지를 정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RW의 펠릭스 호르네 연구원은 "에티오피아 정부가 자원 개발을 재촉하면서 강 하류에 있는 주민들은 완전히 배제돼 셈법에서 제외됐다"라고 꼬집었다.

총 건설비 16억 달러(1조 8천억 원)가 투입된 기베3 프로젝트는 243m 높이의 아프리카에서 3번째로 큰 댐으로 국내 총 전력 생산량을 현재의 2배로 늘려 줄 것으로 에티오피아 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환경주의자들과 유네스코(UNESCO)는 기베3 프로젝트가 투르카나 호수에 80%의 수량을 공급하는 오모 강을 고갈시킬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HRW는 에티오피아 정부가 오모 강을 따라 사탕수수 경작지를 넓혀 가면서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어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에티오피아 총리는 그러나 국제사회의 비난을 일축하고 기베3 댐 건설로 에티오피아 전력 수요를 맞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여분의 전력을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호르네는 투르카나에서 최근 불어닥친 가뭄으로 수자원을 둘러싼 주민들 간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어 호수가 줄어들면 분쟁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airtech-ken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