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건에 두 번 양형' 항소심 "적법한 선고 절차"(종합)

입력 2017-02-14 11:43
'한 사건에 두 번 양형' 항소심 "적법한 선고 절차"(종합)

"피고인, 재판장 허락받고 법정 나가야 선고 마무리"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내려진 양형에 불만을 품고 법정 난동을 부린 피고인에게 형량을 높여 재선고한 재판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가 "적법한 선고 절차였다"고 판단했다.

의정부지법 형사1부(성지호 부장판사)는 14일 무고 등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한모(52)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한씨는 2012년 4월과 2013년 3월 각각 차용증을 위조해 행사하고, "지인이 증권 개설신청서 용지를 위조해 행사했다"며 무고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인 고양지원 김양호 판사는 지난해 9월 한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애초 김 판사는 한씨에게 징역 1년을 양형했지만 한씨는 이에 불만을 품고 판사에게 욕설하고 법정에서 난동까지 부려 결국 교도관에게 제지돼 법정 밖으로 끌려나갔다.

김 판사는 법정 경위에 의해 다시 법정에서 선 한씨에게 형량을 늘려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변론종결 후 판결선고 시점까지 법정 모욕적 발언 등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밝혔다.

이 재판을 놓고 같은 사건에 대한 재판 도중 양형을 번복해 적절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씨 역시 1심 판결에 대해 무죄, 선고 절차 부당, 양형 부당 등 세 가지를 주장하며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1심 선고 절차가 부당하다"는 한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선고 절차는 재판장이 주문과 이유를 설명하고 피고인이 재판장의 허락을 받아 법정을 나갈 때까지다"며 "주문을 낭독했다고 판결이 끝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형사소송법상 재판장은 선고때 주문을 낭독하고 피고인에게 양형 이유를 설명한 뒤 항소 기간을 고지해야 한다.

이때 재판장은 피고인을 훈계할 수 있고 피고인은 재판장의 허락 없이 법정을 나가면 안 된다.

판결선고 절차가 끝나는 시점은 주문 낭독이 아니라는 얘기다.

항소심 재판부는 한씨의 무죄 주장에 대해서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1심 양형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법정 난동에 대해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다소 무겁다고 인정돼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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