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사무국 "투고타저는 그만, 스트라이크존 높이자"

입력 2017-02-07 11:02
수정 2017-02-07 15:42
MLB 사무국 "투고타저는 그만, 스트라이크존 높이자"

'자동 고의 볼넷'도 선수노조에 공식 제안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오랫동안 이어진 투고타저를 해소하기 위해 스트라이크존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7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내년 시즌부터 스트라이크존의 하한선을 무릎 아래에서 위로 올리는 방안을 선수노조에 공식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 제안에는 자동 고의사구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 고의사구는 타자를 고의사구로 1루로 보내기 위해 의미 없는 공 4개를 던지지 않고 타자에게 자동 진루권을 주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2천428경기에서 고의사구는 총 932차례 나왔다. 46⅓이닝당 하나꼴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경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자동 고의사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미미할 전망이다.

이에 반해 스트라이크존 변경은 극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제안은 스트라이크존의 하한선을 타자의 무릎 위로 올리자는 것이다. 메이저리그는 지난 1996년 이후 스트라이크존의 하한선을 슬개골 아랫부분으로 규정해왔다.

ESPN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심판들은 무릎 아래를 통과하는 공에 대해서도 스트라이크 판정을 많이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며 "스트라이크존이 재확립되면 하한선이 2인치(5.08㎝) 정도 상승하는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하드볼 타임스'는 평균 스트라이크존 넓이가 2009년 435제곱인치에서 2016년에는 474제곱인치로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발표했다. 낮은 공에 대한 후한 판정이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진 주요 원인이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구상대로 스트라이크존이 위로 올라가면 유리한 쪽은 타자다. 반대로 투수는 카운트 싸움에서 불리해지고 잘 맞은 타구는 지금보다 더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두 가지 방안은 모두 선수노조의 승인이 있어야 실제 경기에 채택될 수 있다.

ESPN은 고의사구 규정 변경은 그대로 수용될 가능성이 크지만, 스트라이크존 변경의 경우 타자와 투수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합의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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