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관망'·반포 '강세'…희비 갈리는 재건축 대장주
재건축 심의 통과한 반포 주공1단지 호가 최고 1억원 올라
50층 무산된 잠실 주공5단지는 거래 '뚝'…매수자 관망세로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50층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에 가격도 그동안 강세를 보였는데 매수자들이 다시 관망세로 돌아섰다. 거래가 뚝 끊겨서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다."
5일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지난 2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50층짜리 재건축 심의가 보류된 후 매수 심리가 냉랭하게 얼어붙었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반면 '35층' 재건축을 수용한 반포 주공1단지는 최근 서울시 경관심의를 통과하면서 호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19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열린 뒤 최고 1억원 이상 호가가 상승했다.
서초구 반포와 송파구 잠실 재건축의 '대장주'로 불리는 반포 주공1단지(3천590가구)와 잠실 주공5단지(3천950가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두 단지 모두 재건축후 5천∼6천가구가 넘는 초대형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하는 데다 한강변 요지에 위치해 각 지역의 '랜드마크' 단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그러나 35층 높이를 수용해 재건축 경관심의를 통과한 반포 주공1단지는 지난달 19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사실상' 심의 통과가 확정된 후 호가가 급등했다.
이 아파트 105㎡는 현재 호가가 25억5천만∼26억원으로 심의 전보다 최고 1억원 이상 상승했다.
138㎡도 현재 호가가 30억원 정도로 역시 5천만∼1억원 이상 올랐다.
인근 H공인 대표는 "경관심의 통과 이후 재건축이 시작됐다는 신호탄으로 보고 매수 문의가 많이 늘었고 집주인들이 기대감으로 호가를 높이고 있다"며 "다만 매도자들은 좀 더 높은 가격을 원하고, 매수자들은 가급적 낮은 금액을 찾고 있어 거래가 활발하진 않다"고 말했디.
D공인 대표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를 피하기 위해 35층을 수용한 건 아쉬운 일이지만 일단 재건축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부 매물을 거둬들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반면 잠실 주공5단지는 지난 2일 심의 보류 이후 매수 대기자들이 일제히 관망하면서 거래가 뚝 끊겼다.
재건축 조합이 희망하는 '50층' 재건축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는 전망이 많은 까닭이다.
이 아파트 112㎡는 현재 집주인들이 14억2천만∼14억7천만원, 117㎡는 15억1천만∼15억2천만원을 부르지만 팔리진 않는다.
인근 J공인 대표는 "심의 통과가 부결된 후 매수 대기자들은 가격이 더 떨어지면 사겠다며 매수 의사를 철회하고 있다"며 "당분간 거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앞으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소위원회의 현장 답사가 이뤄지면 재건축 조합에서 결국 35층을 수용해 재심의를 신청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일단 거래 공백이 생기면서 시세보다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다시 나오고, 시세도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 부활할 예정인 재건축초과이익 환수를 앞두고 앞으로 재건축 단지별 사업 속도에 따라 가격 등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곳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초과이익환수제가 적용되면 강남권의 현재 용적률이 낮은 단지들은 재건축후의 수익도 많이 발생해 조합원당 수억원대의 '세금 폭탄'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재건축을 추진 중인 곳은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사업을 서두르겠지만 물리적으로 어려운 곳도 적지 않아 보인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 올 한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와 유예기간 연장 등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고 그 결과에 따라 재건축 가격도 차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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