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말레이, 축구장 절반크기 바위섬 놓고 또 영유권 분쟁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사이에 있는 작은 바위섬과 그 주변 바다를 둘러싼 양국의 영유권 분쟁이 다시 불거졌다.
4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양국 사이에 있는 바위섬(말레이시아 명 풀라우 바투 푸테, 싱가포르 명 페드라 브랑카)이 자국 영토임을 입증하는 3건의 문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출하고 관련 판결을 개정해줄 것을 주문했다.
말레이시아가 영국 국립 문서보관소에서 찾아내 제출한 문서는 1958년에 작성된 싱가포르 식민지 행정당국의 내부 서신과 영국 해군의 해상 사고 보고서, 그리고 1960년대에 제작된 지도 등이다.
말레이시아는 이들 문서는 식민통치 시절의 영국 및 싱가포르 행정구의 최고위 관리가 이 바위섬을 싱가포르 영토의 일부로 인식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8년 이 바위섬이 싱가포르 영토에 속한다고 판결했던 ICJ는 심리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ICJ 내부 규정에 따르면 첫 판결 이후 10년 이내에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면 당사국이 판결 개정을 요구할 수 있다.
'하얀 바위'를 뜻하는 이 섬은 크기가 축구장 절반 정도(가로세로 137ｍ, 60ｍ)인 무인도로 싱가포르가 실효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싱가포르가 1965년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제외된 이래 양국 간 영유권 분쟁은 끊이지 않았다.
말레이시아는 역사적 문헌을 근거로 이 섬이 옛 조호르 왕국에 속했던 자국 영토라고 주장해왔다.
반면, 싱가포르는 1953년 말레이시아(당시 조호르 왕국)가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는다는 서신을 보낸 이래 1979년까지 자국의 실효 지배를 반박하지 않았으며, 주변 해역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고에 대한 조사·보고도 자국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을 들어 말레이시아의 주장을 반박해왔다.
결국, ICJ는 2008년 5월 이 섬이 싱가포르의 영토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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