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D-사이클로세린, 자폐증에 효과(?)

입력 2017-01-31 10:14
항생제 D-사이클로세린, 자폐증에 효과(?)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결핵과 요로 감염 치료에 쓰이는 항생제 D-사이클로세린(D-cycloserine)이 자폐증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의대 정신과 전문의 에드워드 브로드킨 박사는 D-사이클로세린이 자폐증과 관련된 유전자(PCDH10)를 활성화하고 자폐증의 대표적 증상인 사회성 장애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쥐 실험을 통해 밝혀냈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30일 보도했다.



PCDH10 유전자는 자폐증 환자의 사회성과 행동 장애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뇌 부위인 편도체(amygdala)에서 발현되지만 이 유전자의 기능이 자폐 장애와 어떻게 연관되는 것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이를 밝혀내기 위해 브로드킨 박사는 쥐의 편도체에 있는 뉴런(신경세포)의 PCDH10 유전자 두 카피 중 한 카피를 제거해 봤다.

그러자 신경세포에서 만들어지는 신경전달물질인 NMDA 글루타메이트 수용체가 줄어들었다. 이는 신경회로의 연결에 문제가 생겼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 쥐들은 사회적 행동에 장애가 발생했다.

이는 PCDH10 유전자가 사회적 행동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브로드킨 박사는 설명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숫쥐가 암쥐보다 PCDH10 유전자 발현 감소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는 자폐증 발생률이 여성보다 남성에게 빈발하는 현상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브로드킨 박사는 지적했다.

그의 연구팀은 이어 유전자 조작으로 사회성을 잃은 쥐들에 NMDA 글루타메이트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알려진 약제인 D-사이클로세린을 투여해 봤다.

그러자 쥐들은 사회성이 개선됐다.

D-사이클로세린은 불안장애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

이 결과는 PCDH10 유전자 결함이 자폐증 환자의 사회성 장애를 유발한다는 사실과 함께 사회성 장애의 치료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브로드킨 박사는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생물정신의학회(Society of Biological Psychiatry) 학술지 '생물정신의학'(Biological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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