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 화성의 온화한 기후 비밀은 메탄가스 온실효과"

입력 2017-01-30 07:00
"원시 화성의 온화한 기후 비밀은 메탄가스 온실효과"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 새로운 초기 화성 기후 모델 제시

(대전=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물이 흐른 흔적으로 보이는 지형이 확인되는 등 과거에 생명체가 있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겨지는 원시 화성에 그처럼 온화한 기후가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하버드대 공학응용과학대학(SEAS)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지오피지컬 리서치 레터스'(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서 초기 화성 대기에서 메탄과 이산화탄소, 수소의 상호작용으로 인한 온실효과로 일정 기간 지표면에 액체상태 물이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30억∼40억년 전 초기 화성에는 액체상태의 물이 지표면에 흐를 정도로 많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지리학적 증거가 다수 발견됐다. 하지만 액체상태의 물이 존재하기 어려울 정도로 추웠을 것으로 추정되는 당시 화성 상황을 고려하면 이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40억년 전 태양은 지금보다 30% 정도 어두웠기 때문에 화성에 도달하는 빛과 열 역시 지금보다 훨씬 적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자들은 이렇게 적은 빛과 열을 흡수한 화성에 어떻게 액체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었는지 설명하기 위한 가설들을 제시해왔다. 그중 하나가 현재 화성 대기의 95%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에 의한 온실효과이다.

논문 제1저자인 로빈 워즈워스 교수는 그러나 "화성 대기에 이산화탄소를 대기압이 현재보다 수백배 높아질 정도로 쏟아부어도 화성 온도는 물 녹는점(0℃)까지 올라가지 않는다"며 강력한 온실효과를 가져올 다른 무엇인가가 있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화성 대기에서 수소처럼 가벼운 가스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 우주공간으로 빠져나가는 점에 주목, 현재는 많지 않지만 초기 화성에는 다량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환원성 가스(reducing gas)인 메탄의 작용을 추적했다.

연구진은 메탄은 서서히 수소와 다른 가스들로 바뀌게 된다며 메탄과 수소, 이산화탄소가 대기에 섞여 있으면서 서로 충돌하고 광자와 상호작용하면 매우 강력한 복사에너지 흡수현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워즈워스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원시 화성 대기 연구에서 메탄과 수소의 온실효과가 매우 과소평가돼 왔음을 보여준다"며 "앞으로 진행될 화성탐사에서 수십억년 전 메탄이 다량 발생할 수 있는 지질작용이 있었는지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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