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우려에 국내 채권형 펀드 자금이탈 지속
올해 들어 해외 채권형 펀드로는 자금 유입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미국 금리인상 우려에 따른 국내 채권형 펀드의 자금이탈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국내외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 증감을 파악한 결과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 올해 들어(이하 25일 기준) 8천786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국공채권 펀드에서 가장 많은 5천150억원이 순유출됐다. 일반채권(초단기) 펀드와 일반채권 펀드에서도 각각 1천578억원, 1천538억원이 빠져나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 펀드는 작년 초 국내외 금리 하락의 영향으로 2015년 12월 말 77조3천억원이던 순자산이 작년 9월말 101조1천억원으로 급격하게 불어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가 부각되자 작년 9월부터 채권형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국내외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자 최근 3개월간 3조3천328억원이 빠져나가는 등 국내 채권형 상품에 대한 투자 열기가 급속히 식어가는 양상이다.
대표적인 채권 상품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8월 말 연 1.308%에서 지난 26일 연 1.687%로 5개월 만에 37.9bp(1bp=0.01%p) 상승(채권값 하락)했다.
국내 채권형 펀드도 최근 1년 수익률은 1.38%이지만, 최근 3개월 수익률은 -0.28%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태다.
반면, 지난해 11월 순유출세로 돌아선 해외 채권형 펀드는 2개월 만에 다시 순유입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 해외 채권형 펀드로 3천673억원이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채권 펀드로 3천292억원이, 글로벌하이일드채권 펀드로도 754억원이 각각 들어왔다.
다만 신흥국채권과 아시아퍼시픽 채권 펀드에서는 각각 43억원, 330억원이 빠져나갔다.
오온수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이후 금리가 급등하고서 잘 떨어지지 않아 채권에 대한 기대 수익이 낮아졌고, 물가상승 압력도 지속하고 있다"면서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 자금을 빼는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 채권형 펀드은 연초 이후 글로벌채권과 글로벌하이일드채권 펀드를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됐다"며 "채권에 대한 투자매력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지만, 금리 상승기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글로벌하이일드, 뱅크론 펀드의 경우에는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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