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절차' 의정부경전철, 2년전 수요 예측 실패 확인
당초 예상치의 30∼39%에 머물러…적자 감당 못해 파산 신청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수도권 첫 경전철인 의정부경전철이 승객 수요 예측에 실패, 결국 파산 신청 등 파국을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미 2년전인 2015년 승객 수요를 다시 예측한 결과 하루 최대 5만3천여명으로, 경전철 추진 당시 정부가 예측한 이용객의 30∼39% 수준에 그친다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의정부경전철에 따르면 2012년 7월 개통한 경전철은 하루 승객 수가 1만2천명으로, 2006년 4월 의정부시와 운영협약 때 예측치의 15.2% 수준에 머물렀다.
의정부시와 경전철 측의 협약상 승객수는 개통 첫해 하루 7만9천명을 시작으로 점점 늘어 2015년 10만명을 돌파한 뒤 2033년부터 15만명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양측은 경전철 개통 이후 수도권 환승할인, 경로 무임승차 등 유인책도 내놨지만 승객 수는 하루 3만6천명 수준에 그쳤다.
이에 국민은행, 농협은행,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한화생명보험, 동양생명보험 등 5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대주단은 2015년 한국교통연구원 산하 미래교통전략연구소에 경전철 승객 예상 수요 분석을 의뢰했고, 그 결과 승객 수는 2025년 5만명을 넘고 2033년부터 5만3천명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미래교통전략연구소가 예측한 승객 수는 협약 대비 30∼39%에 불과한 것으로, 주 원인은 의정부시내 교통환경이 개선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환경이 개선돼 협약 때 수요 만큼 경전철을 이용하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의정부시와 경전철 측은 협약 때 개통 첫해부터 5년간 승객 수가 예상치인 7만9천명의 50%를 넘으면 운영비의 80%까지, 다시 5년간은 70%까지 보존해 주는 최소운영수익보장(MRG) 조항을 포함했다.
결국 미래교통전략연구소 예측대로라면 경전철 측은 영원히 적자를 면치 못하는 셈이다. 2016년 말 기준 누적적자만도 2천250억원에 달했다.
경전철 관계자는 "대주단은 2015년 11월 미래교통전략연구소의 보고서를 토대로 사업 포기를 요구했다"며 "사업을 포기하는 대신 협약 해지시 지급금을 25년6개월 동안 연간 145억원씩 분할해 받는 경전철 재구조화를 제안해 1년간 유예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는 경전철 측 제시 안과 달리 50억원+α 지원안을 제안, 6차례에 걸친 협상에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경전철 측은 지난 11일 서울중앙지법에 파산을 신청했다.
시는 수도권 환승할인·경로 무임 손실금 등을 더해 연간 시 총예산의 2.5%에 달하는 200억원을 지원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 경전철 측 제시 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재 시는 파산 결정에 대비해 경전철을 직접 운영하는 방안과 대체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
미래교통전략연구소 보고서 등을 토대로 시가 자체 검토한 결과, 직접 운영할 경우 2024년부터 흑자로 전환돼 2042년까지 총 448억원이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시 관계자는 "지하철 7호선이 민락지구까지 연장되고 고산동에 복합문화단지가 들어서면 경전철 승객이 더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시민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전철이 이른 시일 안에 정상화하도록 온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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