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석유 차지했어야" 트럼프 발언에 이라크 정부 '발끈'

입력 2017-01-25 22:39
"이라크 석유 차지했어야" 트럼프 발언에 이라크 정부 '발끈'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라크 석유 관련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알아바디 총리는 "다른 사람에게 문제가 된 발언의 진의를 물어봤지만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어불성설이다"라며 "이라크의 석유는 온전히 이라크만의 소유"라고 말했다.

미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방문해 "우리가 이라크 석유를 손에 넣었다면 이슬람국가(IS)는 없었을 것"이라며 "IS가 가장 먼저 돈을 얻는 곳이 유전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전리품은 승자의 것이듯 미국이 2003년(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해) 석유를 차지했어야 했다"며 "또 기회가 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이 발언을 "미국이 희생한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라고 해명했지만 정보기관에서 대통령이 다른 주권국가의 자산을 강탈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는 게 적절한 지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알아바디 총리는 이어 "ISIS(이슬람국가의 이전 이름)를 격퇴하는 데 미국의 지원을 환영하지만 테러리즘은 이슬람 조직에만 붙은 딱지가 아니다"라며 선거 유세과정에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이슬람 혐오 발언을 겨냥했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