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배출가스 조작 논란 스위스에서도 확산

입력 2017-01-25 20:08
르노 배출가스 조작 논란 스위스에서도 확산

도로에서 실험실보다 17배 많은 일산화질소 배출…검찰 조사착수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프랑스 완성차 업체 르노가 폴크스바겐처럼 디젤 차량 배출가스 배출량을 조작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확산하면서 스위스에서도 파문이 커지고 있다.

스위스 공영방송 SRF는 25일(현지시간) 르노 메간 2016년 모델이 연방 재료과학 및 기술 실험실(Empa·엠파) 실험결과 도로에서 실험실 조건보다 17배 많은 질소산화물을 배출했다고 보도했다.

SFR는 메간 모델이 엠파 측정 결과 도로에서 발암성 일산화질소를 실험실 기준인 80㎎/㎞보다 17.5배 많은 1천400㎎/㎞를 배출했다고 전했다.

논란이 커지면서 스위스 최대 카셰어링 협동조합인 모빌러티의 패트릭 아이겐만 대변인은 "디젤차 700여 대를 차례로 가솔린 차량으로 교체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르노 메간은 유로 6엔진을 장착했고 최근에는 스위스에서 2017년 올해의 차로 선정된 모델이다.

유럽에서 손꼽히는 차량 전문가인 엠파의 크리스티안 바흐 연구책임자는 "도로 주행 중 배출가스 환원장치가 작동하지 않고 스위치가 꺼졌다. 실험결과에 우리도 놀랐다"고 말했다.

SRF는 엠파 실험결과와 관련해 스위스 르노에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스위스 르노의 로랑 뷔르가 홍보책임자는 SRF에 보낸 메일에서 "르노는 규제에 어긋나는 장치나 소프트웨어를 추가로 설치하지 않았다. 모든 차는 규제를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방 검찰은 "충분한 범죄 혐의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스위스 검찰은 지난해 12월 폴크스바겐 수입업체를 대상으로 수사를 시작했다.

한편 프랑스 파리 검찰도 13일 시민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지 않았는지 르노를 대상으로 배출가스 제어 문제를 조사한다고 발표했다.

프랑스는 작년 7월 전 세계 디젤차 86종의 배출가스 실태를 조사한 결과 폴크스바겐 외에 르노, 피아트, 포드, 볼보, 닛산 등의 디젤차가 유럽연합(EU) 환경 기준을 초과하거나 업체 광고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했다고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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