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올해 '사상최대 영업이익' 가능할까

입력 2017-01-24 17:57
삼성전자, 올해 '사상최대 영업이익' 가능할까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지난해 갤럭시노트7 단종이라는 악조건 속에도 사상 두 번째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올해 실적은 어디까지 상승할지 관심이 쏠린다.

시장 일각에서는 사상 최대인 연간 40조원 규모의 영업이익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지금까지 삼성전자의 연간 최대 영업이익은 2013년의 36조7천900억원이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이어지고,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8'이 전작만큼의 성적을 내면 올해 사상최대 성적도 가능하지 않으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인 영업이익 10조1천600억원(2013년 3분기)을 네 분기 연거푸 달성할 때만 가능한 성적표란 점에서 결코 만만하지 않다.

당장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해 "전 분기에 못 미치는 실적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분기에 부품 사업의 실적 호조가 이어진다 해도 가전제품은 계절적 요인으로 판매가 줄고, 여기에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마케팅 비용이 투입될 예정이어서 1분기 실적은 작년 4분기보다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시장의 기대를 필요 이상으로 키우는 게 족쇄가 될 수 있는 만큼 보수적인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는 삼성전자의 처지도 작용했을 수 있다.

하지만 낙관론을 부채질하는 요인들도 여럿 있다.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의 주역인 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슈퍼사이클'론(論)이 그중 하나다.

삼성전자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로 대별되는데 두 제품군 모두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빅데이터, 커넥티드카, 스마트홈, 인공지능(AI) 등 신기술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삼성전자가 독보적 기술을 보유한 V-낸드플래시의 경우 데이터센터에 많이 들어가는데 이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hp, IBM 같은 글로벌 IT(정보기술) 공룡들이 앞다퉈 전 세계에 짓고 있는 시설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D램의 경우 20나노급, 낸드플래시는 48단 V-낸드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아직 경쟁사들이 따라오지 못한 프리미엄급 기술이다.

여기서 한발 나아가 10나노급 D램, 64단 V-낸드 등 두 걸음 앞선 첨단 제품도 양산을 확대하는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들 제품은 대체 불가능한 제품이어서 시황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려준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반도체 쪽에서 33.3%의 영업이익률을 올렸는데 이는 2006년 이후 최고치다. 특히 시스템LSI 쪽을 빼고 메모리 쪽만 보면 영업이익률이 40%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금 같은 시장 상황이 얼마나 오래 갈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수요가 갑자기 줄거나 경쟁업체들의 증설 경쟁으로 물량이 대거 쏟아질 수도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호황이 이어지겠지만 그 이후 상황은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갤럭시S8의 선전에 대한 기대도 낙관론을 떠받치는 또 다른 축이다. '실패작'이었던 갤럭시노트7을 반면교사 삼아 배터리 문제 등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선제적으로 제거한 데다 안전성 검증 절차를 대폭 강화했다.

여기에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홍채 인식 기능 등 첨단기술도 새롭게 탑재될 예정이어서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시장 상황 등 여러 가지 변수가 많기 때문에 실적을 예단하기는 대단히 어렵다"며 "매 분기 최선을 다해 사업하는 것 말고는 묘수가 없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