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옐런 '입'에 춤추는 원/달러 환율…10.9원 상승 마감

입력 2017-01-19 15:55
수정 2017-01-19 17:19
트럼프·옐런 '입'에 춤추는 원/달러 환율…10.9원 상승 마감

전날 7.8원 내렸다가 하루 만에 반전…높은 변동성 이어질 듯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 원/달러 환율이 미국에서 부는 바람에 냉·온탕을 오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이 환율을 '들었다 놨다'하는 모양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9원 오른 1,177.6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13.3원 오른 1,180.0원에 개장했지만 수출업체들의 '네고'(달러화 매도) 등의 영향으로 상승 폭이 축소됐다.

이로써 원/달러 환율은 전일 7.8원 내렸다가 하루 만에 10원 넘게 오르는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것은 세계의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옐런 의장의 발언 때문이다.

옐런 의장은 18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연설에서 미국의 고용, 물가 등의 경제지표가 연준의 목표치에 근접한 만큼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특히 "나와 연준의 동료들은 2019년 말까지 매년 2∼3회 연방기금금리 목표치(기준금리)의 인상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옐런 의장의 발언은 미국의 경제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 것으로, 달러화 강세의 요인이 됐다.

이런 상황은 불과 하루 전과 반대다.

지난 18일에는 트럼프 당선인에 관한 기사가 국제 금융시장의 시선을 끌면서 원/달러 환율을 크게 떨어뜨렸다.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달러 가치가 지나치게 강세를 띠고 있다"며 "미국 기업이 (중국과) 경쟁할 수가 없다"고 달러화 강세의 단점을 지적했다.

심지어 "너무 높은 달러화 가치가 우리를 죽이고 있다"는 직설적인 표현까지 썼다.

미국 기업들이 달러화 강세로 수출 등 무역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고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이 발언으로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6개 주요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DXY)는 한 달 만에 최저를 기록했고 원/달러 환율도 떨어졌다.

이처럼 환율이 요동치는 것은 달러화의 방향성이 그만큼 확실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돌출 행보가 잦은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정책에 대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가라앉지 않았다.

또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지만, 일각에서는 미국 경제를 우려하는 시선이 존재한다.

앞으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이 윤곽을 드러내면 달러화의 방향성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옐런 의장이나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오는 20일 취임식에서 보호무역주의나 확장적 재정정책 등에 대해 어떤 얘기를 하느냐에 따라 외환시장이 다시 출렁거릴 수 있다"고 말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 30분 현재 100엔당 1027.14원으로 18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보다 2.56원 떨어졌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