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가 군의관 직접 선택…원하는 날짜에 혼자 방문

입력 2017-01-19 15:00
수정 2017-01-19 15:16
병사가 군의관 직접 선택…원하는 날짜에 혼자 방문

종합병원 수준 軍외상센터 2020년 설립…軍, 의료발전 5개년 계획 발표

'골든타임 놓칠라' 사단 의무실에 최대 3일 입원후 신속 후송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앞으로 아픈 병사가 직접 진료받을 군의관을 선택해 원하는 날짜에 혼자 군 병원을 방문할 수 있게 된다.

또 진료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사단 의무실에는 최대 3일간만 머물고 신속하게 군 병원으로 후송되며, 종합병원 수준의 외상환자 진료 능력을 목표로 내건 국군외상센터가 2020년 경기도 성남에 들어선다.

국방부는 19일 이런 내용이 담긴 '2017∼2021년 군 보건의료 발전계획'을 발표했다.

국방부는 "국민이 군 의료를 신뢰할 수 있도록 향후 5년간 진료능력 개선을 집중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군 병원을 믿지 못해 민간병원 이용이 증가하고 이는 다시 군 병원의 진료능력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겠다"고 밝혔다.

◇ 3월부터 병사가 직접 진료일정·의사 선택

국방부가 내놓은 발전계획에 따르면, 오는 3월부터 병사가 인트라넷의 진료예약시스템에서 진료일정과 군의관을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병원에 올 때마다 진료하는 군의관이 바뀌는 경우가 있어 한 명의 군의관에게 계속 진료를 받을 기회를 주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약이 잡혀있는 재진 환자의 경우에는 간부와 동행하지 않고 혼자서 군 병원을 방문할 수 있는 '진료 목적 군 병원 출장제도'가 도입된다. 출장비 기준으로 교통비도 지급된다.

지금은 간부가 인솔해 외진 버스를 타고 군 병원을 찾아야 해 진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고, 버스가 병원에 도착하는 시간대에 환자가 몰리는 경향도 있었다.

국방부는 이 제도를 국군춘천병원을 이용하는 2사단 장병을 대상으로 3∼8월 시범 운영한 뒤 2019년에는 전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 부대에선 특정 장소까지 군 차량을 셔틀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외진 버스도 병행 운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환자에 대한 서비스 개선을 위해 국군의무사령부에 환자에게 치료계획과 보상 등 정보를 24시간 제공하는 환자관리 전담팀이 신설된다.



◇ 국군수도병원에 2020년 외상센터 설립…'군 특성화 종합병원' 육성

군은 병력 감축으로 현재 17개인 군 병원 중 강릉, 청평, 부산, 원주 등 4곳은 폐쇄하는 대신 남은 13개 병원에 대해선 의료진을 보강하고 시설과 장비를 현대화하기로 했다.

특히 성남에 있는 국군수도병원을 군에서 자주 발생하는 외상과 감염병 등을 치료하는 데 있어선 대학병원 수준의 진료역량을 갖추도록 육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100여 명의 민간의료진을 비롯한 160명의 의료진과 60개의 병상을 갖춘 국군외상센터가 수도병원에 2020년까지 들어선다.

국방부 관계자는 "외상센터는 분당서울대병원과 협력할 예정"이라며 "수도병원도 외상센터의 배후병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설을 보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진료 수준이 낮은 사단 이하 의무대에는 환자가 최대한 짧게 머물고 되도록 신속하게 군 병원으로 이송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연·대대에는 아예 입원을 못 하고, 사단 의무대 입원은 3일 이내로 제한된다. 지금은 연·대대는 7일까지, 사단은 14일까지 입원할 수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초기 진료 지연으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며 "군 병원의 수용 능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 군 병원, 의무병 줄이고 자격 갖춘 간부 늘려

군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무병은 줄어들고 그 자리는 전문의료 능력을 갖춘 간부가 대체하게 된다.

국방부는 현재 1천400여 명인 군 병원 의무병 중 약제와 방사선 등의 분야에서 근무하는 의무병 490여 명을 감축하고 이를 간부 321명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또 올해부터 면허·자격을 갖춘 전문의무병을 별도로 모집해 이들을 사단 의무대에 배치해 상대적으로 난도가 낮은 업무에 활용하기로 했다.

일반 의무병은 체온·혈압 측정, 진료실 정리 등의 단순 업무만 맡게 된다.

숙련된 의사를 많이 확보하기 위해 장기 군의관의 처우도 개선된다.

국방부는 현재 평균 8천276만원 수준인 장기 군의관의 연봉을 국립경찰병원 의사(9천349만원) 수준에 맞추기 위해 진료업무보조비를 현재 월 200만원에서 2020년까지 300만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행정직에 있는 의사도 주 1회 이상 진료를 의무화하고, 단기 군의관은 레지던트 과정을 마친 전문의 군의관으로 우선 채워진다.

transi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