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영장, 박영수 특검 결심만 남았다…"금명 결정"

입력 2017-01-15 13:22
수정 2017-01-15 13:29
이재용 영장, 박영수 특검 결심만 남았다…"금명 결정"

구속영장 청구서 작성…뇌물·제3자뇌물·배임 동시 적용 가능성

삼성 "피해자 입장…사법처리 여부 신중 검토해야"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황재하 기자 =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그룹 수뇌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 결정이 초읽기에 접어든 가운데 특검팀이 영장 청구서 작성 등 실무 작업을 사실상 끝내고 박영수 특별검사의 최종 결심을 기다리는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핵심 관계자는 15일 "수뇌부 회의를 통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적용할 혐의와 법리 검토 등을 마무리한 상태로 특검이 (청구 여부를 놓고)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늦어도 내일까지는 결정을 내리기로 정리했다"고 밝혔다.

다른 수사팀 관계자도 "이미 구속영장 청구서 등 작성이 모두 끝나 언제든 법원에 접수할 수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당초 특검팀은 13일 브리핑에서 "내일이나 모레(15일)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가 전날에는 "15일 이후 결정하겠다"고 밝혀 고심을 거듭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검팀은 "예민하고 중요한 사안인 만큼 모든 것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도 했다.

박 특검과 박충근·이용복·양재식·이규철 특검보, 윤석열 수사팀장 등 특검 핵심 관계자들은 최근 회의를 열고, 수사 경과와 증거 등을 볼 때 이 부회장에게 뇌물공여 및 위증(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영장을 청구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 다른 수뇌부에게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에 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진에서는 동시 청구 의견이 우세하지만, 지휘부는 여러 사항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박 특검은 재계를 중심으로 이 부회장 등 삼성그룹 수뇌부에게 동시에 구속영장이 청구돼 발부될 경우 '경영 공백 사태'가 우려된다는 의견 등 수사 외적인 상황까지 두루 고려해 최종적으로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이 최씨 일가에 수백억원을 지원한 경위를 놓고 국회 청문회에서 위증한 정황이 있고, 검찰과 특검 수사 과정에 핵심 물증이 드러날 때마다 진술을 바꾸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제기된 점에서 특검 내부에선 '경제 논리' 등 외부 상황보다 법과 원칙에 따라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13일 브리핑에서 '삼성의 여러 가지 투자·사업 등이 수사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토로를 수사나 구속영장 청구 때 고려하느냐'는 물음에 "특별히 언급할 것이 없다"면서 엄정한 수사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에게 적용 가능한 혐의는 뇌물공여, 제3자뇌물 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위증 등이 거론된다.

삼성이 최씨가 실질적으로 지배한 독일의 유령 회사인 비덱스포츠(코레스포츠의 후신)에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35억원 가량을 송금한 행위와 비타나V 등 명마를 삼성전자 명의로 사 최씨 측에 제공한 행위는 뇌물공여 혐의가 검토된다.

여기에는 주요 지원 결정의 배경에 박 대통령의 역할이 드러났고 최씨와 박 대통령이 이를 공모한 정황이 다수 파악된 만큼 박 대통령과 최씨를 공범으로 봐야 한다는 판단이 배경에 깔렸다.

특검 핵심 관계자는 "코레스포츠는 최순실의 것"이라며 "말을 사 준 행위 등을 포함해 모두 큰 틀에서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204억원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16억2천800만원에는 제3자뇌물 혐의 적용이 유력하다. 특검팀은 두 재단과 영재센터가 각각 재단법인과 사단법인인 점에서 실질적으로 박 대통령과 최씨 일가가 이익을 보는 구조라고 해도 법리적으로 직접 수뢰 혐의를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은 박 대통령의 협박과 강요에 가까운 요구 때문에 비덱스포츠 및 영재센터에 거액을 지원하게 됐다면서 특정한 대가를 바라고 돈을 건넨 게 아니라 '피해자'라고 특검에서 해명했다. 삼성 측은 경영 공백 등을 우려해 사법처리 여부에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향후 구속영장이 청구돼도 영장심사 과정에서 치열한 법리 다툼이 예상된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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