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성 탄소유도체로 뼈 재생 속도 획기적으로 높였다
UNIST 서판길·김광수 교수팀 "손상 뼈 재생치료제 개발 가능성"
(대전=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빛을 받으면 활성화되는 탄소유도체(C₃N₄)를 이용해 골수에서 유래한 줄기세포의 분화와 뼈 재생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부 서판길 교수와 화학과 김광수 교수팀은 12일 붉은빛을 흡수하는 탄소유도체가 골수 유래 줄기세포의 분화와 뼈 재생을 촉진하는 원리를 밝히고 이를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골수 유래 줄기세포(hBMSCs)는 뼈 재생과 골절 치료 활용 가능성을 인정받아 왔으나 그동안 생체 세포이식 실험 등에서는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분화율과 생존율이 낮아 바이오 소재를 이용해 이를 개선하려는 연구가 진행돼왔다.
이 연구에서 김광수 교수팀은 붉은빛에 노출되면 형광을 발산하는 탄소유도체를 합성하고, 서판길 교수팀은 이 물질을 이용한 줄기세포 분화와 손상 뼈 재생 실험을 통해 그 효과를 확인했다.
이 탄소유도체는 액체상태에서 붉은빛에 노출되면 635㎚(나노미터=10억분의 1m)대의 형광을 발산하며 이때 방출된 전자가 세포질의 칼슘 축적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물질이 포함된 배양 환경에서 골수 유래 줄기세포와 암세포 등을 배양한 결과 세포 독성은 보이지 않았으며, 줄기세포가 조골세포로 분화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미네랄 형성이 촉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붉은빛이 세포 내로 깊이 침투해 탄소유도체의 형광 발산과 전자 방출을 일으켜 세포를 효과적으로 자극, 조골세포 분화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의 발현율을 높이고 전사인자(Runx-2) 단백질의 활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두개골이 손상된 생쥐 모델에 탄소유도체 적용하고 붉은빛에 노출하는 실험을 한 결과 4주 후 손상된 뼈가 91% 재생됐다. 하지만 붉은빛 없이 인산염완충 식염수를 사용한 대조군은 뼈 재생률이 36%에 그쳤다.
서 교수는 "이 연구는 탄소유도체가 인공관절이나 치주질환 치료 보조제 개발뿐 아니라 골절, 골다공증 등 골격계 손상을 치료하는 새로운 의약품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3D 프린팅을 이용한 인공관절, 치아 등 제작에도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노화원천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으로 서영교 박사와 지텐드라 타와리씨(박사과정)가 제1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ACS Nano'(1월 4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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