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시오' 이란, 핵합의 이행 잰걸음…농축우라늄 감축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재작년 타결된 핵 합의 이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핵협상 관련국 회의에서 농축우라늄 재고량을 300㎏ 미만으로 감축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합의했다.
이란은 2015년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 등 주요 6개국과 타결한 핵 합의에서 1만kg에 달하는 농축우라늄 비축량을 300kg 미만으로 줄이는 등 핵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미국은 이란이 이러한 내용을 담은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준수한다는 조건 아래 서방국과 유엔 안보리 등 국제사회가 그동안 이란에 부과해 온 제재를 모두 해제하기로 합의했다.
이란이 이토록 핵 합의 이행에 속도를 내는 것은 10일 앞으로 다가온 트럼프의 취임과 무관치 않다.
트럼프 당선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성사시킨 이란 핵합의를 "끔찍하다"라고 비난하며 취임 후 변경하거나 폐기하겠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이에 이란은 미국이 핵 합의안을 위반할 경우 핵 개발 프로그램을 재개했다는 경고로 맞대응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미국이 JCPOA를 어기면 대응 조처로 핵 추진체를 개발하라고 지난달 이란원자력청(AEOI)에 지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유럽과 미국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을 대상으로 새로운 제재를 시작하거나 중동 지역에서 이란의 영향력 축소를 시도할 경우 역사적인 이란 핵 합의가 백지화될 수 있다고 우려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WSJ은 이번 빈 회의에서 이란이 농축우라늄 감축에 합의하면서 '브레이크아웃 타임'(핵무기 제조를 결심한 시점부터 핵물질을 확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늘릴 순 있었지만,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재개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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