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아파트 '청약불패' 깨지나…올해도 1만3천가구 공급

입력 2017-01-12 06:05
수정 2017-01-12 08:37
세종시 아파트 '청약불패' 깨지나…올해도 1만3천가구 공급

중앙부처 4단계 이전 끝나 수요줄 듯…11·3 대책도 변수

(세종=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세종시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에 올해에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인 1만3천가구의 공동주택이 공급된다.

지난해 중앙부처 4단계 이전 완료와 정부의 11·3 부동산 대책으로 세종시 부동산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엄청난 물량이 쏟아지면 시장 침체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에 따르면 올해 3-3·1-4·2-4 생활권과 6-4 생활권에 주상복합과 공동주택 1만3천가구를 공급한다.

상반기 대전에서 행복도시로 진입하는 3-3 생활권에 48층 주상복합이 700여가구 규모로 들어서며, 하반기에는 중앙행정지구인 1-5 생활권과 도시 상업지구인 2-4 생활권에 각각 1천700여가구, 3천500여가구 규모로 주상복합단지가 건설된다.

하반기에는 주택·공공시설 등 생활권 전체를 통합 설계한 6-4 생활권에 3천100가구를 공급하는 등 올해 1만3천가구가 분양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6-4, 4-4, 1-1 생활권 별로 다양한 형태의 특화된 단독주택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어서 전체 주택 공급 규모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에는 2014년 1만2천569가구, 2015년 1만5천709가구, 2016년 1만5천843가구 등 매년 1만2천∼5천가구의 공동주택·도시형 주택이 분양되고 있다.

올해 입주민을 맞이하는 공동주택 규모만 해도 2-2 생활권 8천600가구 등 1·2·3 생활권에 1만6천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11·3 대책 이후 부동산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분양 물량이 과다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세종시가 청약조정 대상지역에 포함된 이후 분양시장에는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포스코건설·금성백조가 분양한 '세종 더샵예미지' 아파트는 768가구 모집에 3만4천3명이 청약해 평균 44.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됐다.

그동안 같은 블록에 분양한 아파트가 수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같은 달 1-1 생활권에 분양한 아파트도 319가구 모집에 1천155명이 접수해 3.6대 1로 한 자릿수 경쟁률을 보였으며, 9개 타입 중 3개 타입은 1순위 접수에서 미달돼 2순위 청약을 받았다.

그동안 세종시 아파트는 수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청약이 모두 마감되는 등 '청약불패 신화'를 써왔다.

지난해 7월부터 세종시 아파트에 대한 전국구 분양이 시행된 데다, 저금리 기조로 여윳돈이 아파트 청약시장으로 몰리면서 이런 현상은 더 심화됐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세종시 부동산시장에 대한 청약 규제가 강화되면서 투기 수요가 주춤해진 양상이다.

게다가 세종시로의 중앙부처 4단계 이전이 지난해 9월 국민안전처를 끝으로 완료돼 이전기관 공무원의 실수요도 줄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국회 분원 이전 논란으로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정부 고시나 개헌이 우선돼야 하는 만큼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올해는 인접한 대전에 지역 부동산시장 최대 이슈인 도안 호수공원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이어서 상대적으로 세종시 부동산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진철 행복청 주택과장은 "세종시 아파트의 실입주율은 90% 이상으로 다른 신도시 입주율 50∼60%를 크게 웃돈다"며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을 유치하고 자족기능을 확충하면 수요가 더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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