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신년인터뷰]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종합)
"노무라증권 뛰어넘는 '한국판 골드만삭스' 아시아 1등 목표"
"해외 영토도 넓혀…자금 확충이나 현지 M&A도 추진"
"순이익 1조원 달성 먼 미래 아니다", "인력 더 필요, 인위적 구조조정 없어"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유현민 기자 = "10년 안에 아시아 1위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겠습니다. 조 단위의 (세전) 순이익 달성도 먼 미래는 아닙니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은 11일 연합뉴스와 한 신년인터뷰에서 자기자본 규모 6조6천억원의 국내 1위 증권사로서의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30일 미래에셋증권[037620]과 대우증권을 합병해 자기자본 규모에서 6조6천억원을 확보, 증권업계 1위로 우뚝 섰다.
최 수석부회장은 "합병하고 출범한 지 며칠 안 됐는데, 양사 직원들 모두 1등 회사로서의 자부심과 각오가 대단하다. 우리도 창업 당시 정신으로 또 해야 한다. 그때는 시장을 국내만 봤지만, 이제는 글로벌하게 다 봐야 한다. 직원들의 열정과 창업자의 의지, 기업가 정신이 어우러져 1대 창업자 당대에 아시아 1등을 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시아 1위인 일본의 노무라증권을 넘어서는 글로벌 투자은행(IB)을 지향한다고도 했다. "우리가 닮고자 하는 모델은 일본의 노무라증권은 아니다. 전통적인 IB 골드만삭스나 블랙스톤 같은 회사들이 벤치마킹 대상이다. 블랙록과 같이 환경 변화에 잘 적응해온 회사들의 장점도 배우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가 글로벌 투자은행을 지향하는 '한국판 골드만삭스'의 청사진을 그리게 된 건 IB가 성장산업이라는 판단에서다.
최 수석부회장은 "과거 개발시대엔 은행이 제조업 성장과 함께 컸다면 현재 금융투자산업은 투자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주역들과 발전할 성장산업이다. 글로벌 경제 침체, 저성장 국면에도 저평가된 유망 자산을 찾아 필요한 곳에 중개하고 직접 투자도 하는 것이 IB 본연의 역할인데, 그걸 우리가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 14곳에 퍼져 있는 해외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 성장 가능성에도 저평가된 인도와 인도네시아, 베트남, 브라질 등 신흥국에 주목해 현지 주식과 채권, 부동산과 사무실, 공기업 민영화 등 다양한 대체투자(AI) 대상에 눈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꿈꾸는 미래에셋대우가 현재 국내 1위에 만족하지 않고 '자기자본 8조원대' IB로 도약할 시기도 멀지 않았다.
그는 "초대형 IB에 걸맞은 자기자본 8조원 규모의 증권사는 국내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작년에 내놓은 '초대형 IB 육성방안'에 따르면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부동산개발신탁이나 종합투자계좌(Investment Management Account·IMA) 운용을 할 수 있게 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도 이미 자기자본을 8조원대로 늘리기 위해 "4∼5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래에셋은 큰 폭 성장을 위해 IMA 운용 업무가 필요하다고 보고 오래전부터 검토해왔다.
최 수석부회장은 또 글로벌 IB를 꿈꾸는 만큼 해외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방편으로 해외 채널 규모를 늘리거나 현지 인수·합병(M&A)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M&A는 몸집을 불릴 수 있는 또 다른 성장의 축이 될 수 있다"며 "국내에선 (그룹 차원에서) 추가 계획이 당분간 없고, 해외에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회사가 있다면 얼마든지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가 창업 원년인 올해 내부적으로 세운 경영 실적 계획은 10% 이상의 자기자본이익률(ROE) 달성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훨씬 큰 목표가 있다.
최 수석부회장은 "합병 첫해인 올해는 떨어낼 건 다 떨어내고 깨끗한 상태에서 시작했다. 중장기 성장 관점에서 이익의 질을 높이고 글로벌 투자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제반 기반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면 올해는 어렵지만, 조 단위의 세전 이익 달성은 먼 미래는 아니다. 조만간 꼭 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내 로컬 1위 증권사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IB를 지향하는 만큼 인력에 대한 욕심도 적지 않다.
그는 "국내만 보더라도 380조원의 자산을 굴리는 KB국민은행의 점포는 1천200개에 달하지만, 운용자산 250조원 규모의 미래에셋대우 점포는 179개에 불과하다. 글로벌 자산에 대한 자문, 연금을 비롯한 종합자산 관리를 위해선 인력이 더 필요하면 필요하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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