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아픈 이주외국인 보듬는 '사랑의 인술과 봉사'

입력 2017-01-08 07:00
몸 아픈 이주외국인 보듬는 '사랑의 인술과 봉사'

대전 이주외국인 무료진료소 12주년…"자원 봉사자에 감사"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이주외국인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전의 한 무료 진료소가 올해로 문을 연 지 열두 돌을 맞았다.

이 진료소는 이주외국인의 건강권 확보와 함께 공동체 내 차별을 시정하는 데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전이주외국인종합복지관(관장 김봉구)이 부설 형태로 운영하는 무료진료소(중구 목척7길)는 2005년 1월 17일 문을 열었다.



이후 지난해 말까지 이 진료소 문을 두드린 이주외국인은 1만5천503명에 이른다. 몽골, 방글라데시, 중국, 네팔, 카자흐스탄, 르완다 등 국적도 다양하다.

진료 건수로만 보면 2만2천건이 훌쩍 넘는다.

진료소 문은 매주 일요일(오후 2∼5시)에 연다. 타향살이하며 평일을 일하는 데 투자하는 외국인 대부분은 일요일 외엔 시간을 낼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진료소 측은 설명했다.

이주외국인은 오랜 시간 몸을 직접 써야 하는 업종에 주로 종사한다. 그러다 보니 타박상이나 미세 골절상을 비롯해 천식이나 기관지염 같은 질환자가 많다.

이 진료소는 정부나 자방지치단체 지원 없이 복지관이 직접 운영한다. 자원 봉사자의 손길이 더없이 큰 힘이 되는 이유다.

지역 의료진, 약사, 대학 치위생과 학생, 대전외고 통역 봉사자 등 500여명이 돌아가면서 진료소 업무에 동참했다.

의약품과 의료기기 후원 등 따뜻한 정 나눔도 간간이 들어온다. 덕분에 진료소는 내과, 외과, 치과에 더해 한방진료까지 가능한 시스템을 갖췄다.

복지관 관계자는 "자원 봉사자와 후원자가 없다면 진료소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며 "정말 고마운 분들"이라고 말했다.

복지관은 매년 개소 기념식을 겸해 의료봉사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행사를 한다.

올해는 22일 오후 2시 복지관 2층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서 환자를 위해 애쓴 이들에게 표창장을 줄 예정이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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