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한 주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7조6,000억원 넘게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지난 한 주(11월 2∼6일)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0조4,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순매도 1위는 SK하이닉스(5조4,000억원)였고, 삼성전자(2조2,000억원)가 뒤를 이었다. 두 종목의 합산 순매도액은 7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관련주를 비롯한 삼성·SK그룹 주요 종목에서도 매도세가 이어졌다. 삼성전기가 7,833억원으로 순매도 3위에 올랐고, 삼성전자우(1,564억원)가 4위를 기록했다. 삼성SDI와 SK스퀘어도 순매도 상위권에 들었다.
외국인의 매도가 이어지면서 두 종목의 외국인 보유율은 수 년 전 수준으로 뒷걸음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율은 45.95%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던 2009년 7월 7일(45.83%) 이후 약 17년 4개월 만의 최저치다. SK하이닉스는 48.27%로 내려가 2021년 11월 22일(47.97%)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낮았다.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 18만8,700원으로 장을 마쳐 전주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30일(22만5,000원)보다 3만6,300원(16.13%) 하락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141만8,000원에서 113만2,000원으로 28만6,000원(20.17%) 떨어졌다.
반도체 '투톱' 투매로 국내 증시 전체가 흔들렸다. 6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120.54포인트(2.24%) 낮은 5,263.26으로 출발한 이후 개장 직후 8.78% 폭락한 4,911.28까지 밀렸다. 장중 5,000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 2월 6일 이후 9개월 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장 3분 33초 만에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20분 동안 거래가 멈췄다. 거래가 재개된 뒤에는 매도 사이드카도 걸렸다. 코스피는 이후 낙폭을 일부 줄여 6.02% 내린 5,059.69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5.03% 떨어진 644.27로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는 이번 급락의 주된 원인으로 외국인 매도를 꼽았다. 유안타증권은 "가장 큰 부담은 외국인 수급이었다"며, 외국인의 투매와 강제매도에 대한 우려가 낙폭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외국인이 내놓은 물량은 개인과 기관이 사들였다. 개인은 지난주 SK하이닉스를 2조2,000억원 순매수해 가장 많이 샀고, 삼성전자도 1조9,000억원어치 사들였다. 두 종목 순매수액만 4조1,000억원이.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삼성전기, 삼성전자우, 삼성SDI, SK스퀘어도 포함됐다. 기관도 SK하이닉스를 1조4,000억원, 삼성전자는 2,610억원 순매수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국내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며 "미국 경제지표 개선과 달러 강세, 금리 영향에 따른 외국인 수급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코스피의 실적 대비 주가는 역사적 저평가 영역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