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일 줄은"…지난주 상장사 3분의 1 '연중 최저가'

입력 2026-11-08 08:03


최근 코스피가 장중 5,000선 아래로 내려가는 등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지난 한 주 상장사 3곳 중 1곳꼴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주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국내 증시 상장사 2천659개(코스피 911개·코스닥 1천748개) 가운데 장중 올해 최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총 844개로 집계됐다.

코스피에서 272개, 코스닥에서 572개가 올해 가장 낮은 주가를 기록한 것으로, 전체 상장사의 31.7%에 달한다.

이 기간 코스피는 11.71%, 코스닥은 11.06% 하락하며 두 자릿수 낙폭을 보였다.

특히 지난 6일에는 올해 최저가를 기록한 종목이 무더기로 쏟아졌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고,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등 증시가 크게 흔들렸다.

날짜별 장중 신저가 종목 수는 2일 39개, 3일 19개, 4일 53개, 5일 13개였으나 6일에는 720개로 급증했다.

지난주 올 최저가로 마감한 종목은 지난 6일 669개를 포함해 총 806개였다.

코스피에서는 자동차와 조선, 에너지 등 주요 업종의 대형주들이 줄줄이 올해 최저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지난 3일 27만7천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올해 가장 낮은 종가를 기록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지난 6일 66만원으로 장을 마감해 연중 최저 종가를 나타냈다.

두산에너빌리티(4만4천700원)와 HD현대중공업(26만2천500원), POSCO홀딩스(26만5천원), 한화오션(4만7천350원) 등도 종가뿐 아니라 장중 기준으로도 올 최저가를 보였다.

특히 증권주들의 주가 낙폭이 두드러졌다. 증권업계 시가총액 1위인 미래에셋증권(2만2천150원)을 비롯,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12만1천600원)와 삼성증권(7만4천원), 키움증권(18만6천400원) 등 굵직한 증권사들의 종가가 올 최저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대거 연중 최저가로 밀려났다.

지난 6일 시총 1위인 알테오젠(20만500원)과 2, 3위의 에코프로(6만6천200원), 에코프로비엠(8만3천100원), 4위 레인보우로보틱스(32만1천원)가 올해 가장 낮은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리노공업(4만6천600원)과 원익IPS(6만6천700원) 등 반도체 장비주와 리가켐바이오(5만8천400원)와 에이비엘바이오(3만6천50원) 등 바이오주도 올해 최저가를 피해가지 못했다.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급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6일 장중 17만원대(17만9천200원), 100만원대(108만9천원)로 내리며 7개월 만의 저점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하긴 했지만 20일 이격도(주가와 이동 평균값 간 격차)는 90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장 마감 후 20일 이격도를 보면 삼성전자는 87.59, SK하이닉스는 86.96을 기록했다.

20일 이격도 숫자가 작을수록 지난 20거래일 평균 가격과 비교했을 때 단기적 하락 폭이 크다는 뜻으로, 일각에선 95를 밑돌면 매수 신호로 해석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AI 투자 사이클의 종료가 확인되지 않은 시점의 이같은 급락은 바닥 도달을 뜻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 하락은 메모리 수요의 구조적 훼손보다 2028년 이후 성장둔화 가능성을 먼저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라며 "(미국의)규제에 따른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 위험은 확대됐지만 기존 공급계약과 메모리 이익까지 훼손됐다는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중간)선거 이후 유가와 장기금리 하락은 AI 투자 지속성에 우호적인 금융여건 변화"라며 "아직 현실화하지 않은 최악의 (AI)투자 축소 시나리오를 반영한 과도한 투매"라고 평가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역사적 저점 밸류에이션에 도달했다"고 평가했고,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과거 데이터를 돌아봤을 때 현재는 저점 근처에 주가가 도달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