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겨울이 왔다"…트럼프와 친했던 기업들 '술렁'

입력 2026-11-07 08:01
수정 2026-11-07 08:33
민주당, 美 상·하원 장악하자 대대적 기업 조사 예고
애플·메타·머스크 기업들 표적…백악관과 거래 관계 정조준
"소환장 인쇄에 새 숲을 만들어야" 대대적 소환 예고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주요 대기업들이 의회 조사에 대비하고 있다.

애플과 메타를 비롯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기업들이 우선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실리콘밸리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민주당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집권 2년 동안 주요 기업들이 백악관과 어떤 관계를 맺었고, 이를 통해 어떤 이익을 얻었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민주당은 기업들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활용해 사업상 특혜를 받았는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머스크가 이끄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인공지능(AI) 챗봇 '그록'(Grok)이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작전 계획에 활용됐다는 의혹이 쟁점이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그록을 활용했는지 조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앞서 타임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백악관을 방문한 머스크와 함께 그록에 마두로 체포 시 현지 주민들의 반응 등을 질문했다. 그록은 마두로가 인기 없는 독재자인 만큼 주민들이 그의 몰락을 축하할 것이라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에 대해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따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의 위치를 공유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앱스토어에서 삭제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메타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 과정에서 지방정부에 비밀유지협약(NDA) 체결을 요구한 문제가 조사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전력과 물 사용량, 세금 감면 등 사업 관련 정보가 공개되지 않도록 한 배경을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들과 주요 기업 경영진은 백악관 행사에 참석하거나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연회장 건립 사업에 기부하는 등 행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구축해왔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과 월가 경영진이 투자한 일부 기업이 수십억 달러의 정부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 같은 기업들과 행정부 사이의 거래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차기 하원 감독위원장으로 유력한 로버트 가르시아 민주당 하원의원은 중간선거 승리가 확실해진 지난 3일 밤 성명에서 "변호사를 선임하라"고 경고했다.

에드 마키 민주당 상원의원도 엑스(X)에 "우리가 발부할 모든 소환장을 인쇄하려면 새로운 숲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대규모 소환 조사를 예고했다.

민주당의 움직임에 워싱턴DC의 주요 로펌들도 대응에 나섰다.

로펌들은 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 긴급 온라인 회의를 열어 의회 조사에 대비하는 방안을 설명하고 있으며, 일부는 머스크의 법률 대리인을 맡기 위한 경쟁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에는 경영진의 의회 청문회 소환이나 국방부 지출 계획 축소 가능성에 대비해 연말까지 자금 조달을 마무리하라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로펌 코빙턴앤벌링의 로버트 켈너 변호사는 민주당의 대대적인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우리는 고객들에게 일 년 내내 겨울이 오고 있다고 말해왔다. 이제 겨울이 왔다"고 말했다.

한편 의회 조사 대상으로 거론된 주요 기업들의 주가는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엇갈렸다.

애플은 전 거래일보다 0.52% 하락한 342.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메타는 0.84% 오른 610.15달러로 마감했다.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는 4.23% 상승한 358.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