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패권 지키려던 미국인데…뜻밖에 웃게 된 중국?

입력 2026-11-07 00:05
美 중간선거 후 데이터센터 건설 제동 우려…빅테크 비상
샘 올트먼 사막 건설까지 거론…중국에 반사이익 전망


미국 중간선거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하는 후보들이 잇따라 승리하면서 중국이 뜻밖의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에 대비해 해외 진출과 사업 계획 조정을 검토하는 사이, 중국에는 저렴한 전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AI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개발 중단을 공약한 후보들이 텍사스와 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등 주요 데이터센터 건설 거점에서 승리하면서 AI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과 물 사용, 소음 등에 대한 주민 반발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면서 신규 건설 승인 중단과 환경규제 강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저명한 기술 분야 투자자인 브래드 거스트너는 팟캐스트에서 내년 미국에서 계획된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의 최대 35%가 차질을 빚을 위험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AI 산업을 이끄는 오픈AI도 대응책을 고민하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중간선거 다음 날 직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데이터센터와 AI에 대한 여론을 묻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사람들이 데이터센터 근처에 살고 싶어 하지 않는 심정을 이해한다면서 사막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오픈AI 경영진이 내년도 데이터센터 확보 용량에 대한 전망치를 조정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타 역시 미국 내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이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메타의 AI 인프라 사업을 총괄하는 디나 파월 맥코믹은 지난 4일 콘퍼런스에서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 환경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타는 규제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해외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거나 기존 시설을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앤트로픽도 지방정부의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 조치를 주요 사업 위험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 집중된 컴퓨팅 인프라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해외 데이터센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중국에는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게리 응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미국의 데이터센터 건설 둔화가 중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데이터센터 확충 속도가 느려지면 AI 서비스 이용 비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반면, 중국은 풍부한 전력 공급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AI 추론 서비스를 해외에 제공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AI 패권 유지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정작 자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규제가 중국과의 경쟁에서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미국의 데이터센터 건설이 실제로 대규모 중단될지는 불확실하다.

규제 강화가 일시적인 조치에 그치거나 기업들이 규제가 덜한 다른 주로 건설 계획을 옮길 가능성도 있다. 중국 역시 첨단 AI 반도체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단기간에 좁히기 쉽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