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인공지능(AI)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부지를 찾는 방향이 바뀌고 있다. 미국 본토의 주요 거점 대신 해외나 사막이 새 후보지로 떠올랐다.
계기는 미국 중간선거다. 인공지능데이터센터(AIDC) 건설에 반대해 온 후보들이 잇따라 당선되자 주요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입지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데이터센터 개발 중단을 공약한 후보들은 텍사스, 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등 AIDC 건설의 핵심 지역에서 승리했다. 이에 따라 빅테크 업계에서는 건설 중단, 규제 강화, 인허가 지연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걱정이 한층 커졌다.
오픈AI도 고민에 빠졌다.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중간선거 다음 날 열린 직원 질의응답에서 데이터센터와 AI 전반을 둘러싼 여론에 관한 질문을 받고는 사람들이 데이터센터 근처에 살기 싫어하는 마음을 이해한다며, 사막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 경영진은 내년 데이터센터 확충 계획을 손볼지 논의하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AI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온 다른 IT 대기업들도 선거 이후 달라진 환경에 맞서 전략을 다시 세우고 있다. 이들이 대비하는 시나리오는 여러 가지다. AIDC 건설이 외부 요인으로 하루아침에 멈추는 경우,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경우, 인허가 심사가 길어지는 경우 등이다. 새 AI 안전 규제까지 더해지면 사업 속도가 한층 느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구체적인 수치를 내놓은 전망도 있다. 저명한 테크 부문 투자자인 브래드 거스트너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내년 미국에서 계획된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의 최대 35%가 차질을 빚을 위험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메타에서 AI 인프라 사업을 이끄는 디나 파월 맥코믹도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이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 4일 밤 콘퍼런스에서 메타 등 테크 기업들이 규제를 피하기 위해 미국 밖에 데이터센터를 새로 짓거나 기존 시설을 넓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시설 주변 주민들은 이미 일자리와 세수 증가의 혜택을 누려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설득하기 수월하다는 이유에서다.
기업들은 각자의 대응책도 내놓고 있다. 오픈AI는 지역사회 반발이 거세지자 전력망 확충 비용을 직접 대고 주민과의 협력을 늘리는 방안을 발표했다.
앤트로픽은 지방정부가 AIDC 건설을 막는 조치를 주요 사업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미국에 몰려 있는 컴퓨팅 인프라의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해외 데이터센터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