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밑에 지하실이" 이틀 새 '-11%'…"추매냐 손절이냐" 개미들 패닉

입력 2026-11-06 20:46
수정 2026-11-06 22:45
美 민주당 AI 규제 공포에 반도체주 직격탄
'검은 금요일' 장중 5천피 붕괴…5천 선 턱걸이


미국발 인공지능(AI) 투자 위축 우려로 장중 4900선까지 추락했던 코스피가 6일 간신히 5000선을 지켰다. 미국 기술주가 최악의 하루를 맞은 데 이어 국내 증시마저 거세게 흔들리면서 그간 글로벌 주식시장을 선도해 온 인공지능(AI) 테마 자체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공포가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낙폭이 과도하다는 진단과 함께 데이터센터 규제 방향과 AI 투자 수익성 등 불확실성이 하나씩 해소되는 과정을 거쳐 증시가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24.11포인트(6.02%) 하락한 5059.69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 대비 120.54포인트(2.24%) 내린 5,263.26으로 출발한 뒤 낙폭을 급격히 키웠다. 개장 직후에는 8.78% 떨어진 4,911.28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개장하자마자 낙폭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 20분간 매매가 정지됐고, 10분간의 단일가 매매를 거쳐 거래가 재개되자 매도 사이드카 작동이 잇따르는 이례적 양상이 나타났다. 장중 '5천피'(코스피 5,000)가 붕괴되기도 했다. 코스피가 장중 5000선을 밑돈 것은 지난 2월 6일 이후 9개월 만이다.

국내 증식의 폭락은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자 인공지능(AI) 산업 관련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나스닥 종합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로 충격을 받았던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마이크론(-17.5%)과 엔비디아(-9.3%), AMD(-17.3%) 등 주요 반도체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미국 민주당의 중간선거 압승으로 AI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가 강화될 것이란 우려에 코스피는 전날 이미 300.00포인트(5.28%) 급락하며 관련 이슈가 선반영된 상태였음에도 충격을 비껴가지 못한 모습이다. 이후 낙폭을 일부 회복하긴 했으나 결과적으로 코스피는 불과 이틀 사이 624.11포인트(10.98%)나 급락했다.

코스피가 장이 열리자마자 5000선 아래로 곤두박질치자 온라인 증권 커뮤니티엔 개미들의 비명이 쏟아졌다. 삼성전자를 보유한 한 투자자는 "전 국민 거지 만들기 프로젝트라도 시작된 건가 싶다"며 허탈함을 토로했다. 또 다른 투자자도 "어제 바닥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매수한 평단(평균단가)은 바라지도 않는다. 부디 20만원 선이라도 지켰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손실이 불어나자 손절 매도에 나서야 할지, 주가 반등을 기대하며 추가 매수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는 투자자의 글도 보였다. 한 투자자는 "손절하기엔 너무 늦은 것 같다", "불과 몇개월 만에 상황이 이렇게 바뀔 수 있느냐. 추매할까, 손절할까 고민하다가 절반 손절했다"는 글도 잇따랐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AI 출혈경쟁을 펼쳐온 빅테크들이 투자금 회수에 실패할 수 있다는 불안이 팽배한 상황에서 미국 민주당의 AI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 강화 움직임이 촉발했다고 진단했다.

이준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증시는) 민주당의 상·하원 장악(블루웨이브)에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우려가 확산하며 전일 안도 랠리를 되돌렸다. 텍사스·조지아 등 민주당 승리 지역의 신규 프로젝트 중단·보류 리스크가 부각됐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데이터센터 전국 모라토리엄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급락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헤지펀드 자금이 지나치게 AI 산업에 쏠려 있었던 까닭에 충격이 증폭됐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급락은 AI 투자 사이클의 종료보다 최악의 투자 축소 시나리오를 앞당겨 반영한 과도한 투매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 이후 유가와 장기금리 하락은 AI 투자 지속성에 우호적인 금융여건으로 변화했다"면서 "시장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2028년 투자 지연을 당장의 실적 훼손으로 확대 해석하며 위험을 과도하게 할인 중"이라고 분석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시장의 오해에 따른 과잉 반응"이라며 "민주당이 강조하는 건 데이터센터 건설에 따른 전력요금 전가, 수자원 사용, 지역사회 부담 해결이지 AI 산업의 축소나 데이터센터 건설 전면 중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아직 구체적인 규제 범위, 실제 지연 여부, AI 수요 감소도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 시, 전일 미국 증시에서의 AI주 폭락은 과매도 이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2028년 이익 가시성을 둘러싼 논란은 이미 10월부터 발생했고 주가급락을 통해 관련 우려가 상당부분 반영됐다는 점도 상기해 볼 시점"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