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사들이 고객사를 먼저 확보한 뒤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선 수주·후 구축' 전략을 강화한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투입되는 비용이 급증하자 안정적인 수요를 기반으로 투자 부담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는 글로벌 고객사 3~4곳과 울산에 설립할 기가와트(GW)급 AI 데이터센터에 대해 상업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프로젝트 구성, 부지 선정, 투자 재원 조달 등 구체적인 사업 조건을 협의하는 단계다.
SKT는 지난 7월 설립한 SK하이퍼를 중심으로 국내에 1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7,500억 원을 출자할 계획인 가운데 올해만 3,300억 원을 투입한다.
하지만 이번 출자금 대부분이 울산 등 사업부지 확보와 변전 설비 구축에 사용되면서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치솟는 GPU 확보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SKT는 2029년까지 5GW급 AI 데이터센터를 확보하겠다는 1차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초기 계획보다 많은 투자금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이에 고객사를 먼저 확보해 예상 수익을 구체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략적 파트너 투자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투자 유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SKT는 4일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계획한 규모를 전부 직접 투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며 "경쟁력 있는 고객 계약을 기반으로 사업성을 확보하면 필요한 외부 자본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와 KT도 AI 데이터센터 고객사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내후년까지 파주에 총 4개 동의 200메가와트(M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 운영 예정인 50MW 규모의 1동은 이미 고객사를 확보한 상황이다. 2~4동도 수요가 확정되면서 시설 설계와 구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10~15년의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과 자본 효율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이날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실제 고객 수요를 기반으로 공급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KT 역시 약 200MW 규모의 수요를 확보하며 2031년까지 AI 데이터센터 공급 규모를 1GW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내년 부천 1·2센터 개소를 시작으로 수도권에는 기존 데이터센터를 활용한 권역별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특히 비수도권에서는 핵심 고객사를 먼저 확보한 뒤 부지를 개발할 방침이다.
이통 3사는 AI 통신 본업의 성장세가 제한적인 가운데 AI 데이터센터 매출을 늘리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임대해주거나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빌려주는 것이 핵심 사업이다.
6일 오후 2시 기준 SKT 주가는 전달 대비 1.29% 증가한 7만 8,500원이다. 같은 기준 KT와 LG유플러스 주가는 각각 2.51%, 4.83% 오른 5만 3,100원, 1만 6,700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