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6일 급락하며 장 초반 한때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증시를 흔든 인공지능(AI) 투자 위축 우려가 과도하다는 해석이 나왔다.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가 AI 산업 전반의 위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실제 투자 지연이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데이터센터 규제 논란이 AI 산업의 구조적 위기로 확대 해석되고 있다고 짚었다. 서 상무는 "미국 민주당의 규제 강화 움직임은 전력요금과 수자원 사용 등 지역사회 부담을 줄이려는 성격이 강하다"며 "산업 전반의 투자 중단보다는 신규 인허가와 투자 집행 지연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네오클라우드 계약 재검토 보도 역시 AI 투자 전반의 축소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서 상무는 "아이렌(IREN)이 기존 계약은 견조하며 일부 프로젝트 지연은 설계 변경과 장비 공급 문제 때문이라 밝힌 만큼, 개별 사업의 일정 조정과 투자 위축을 구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실제 투자 계획의 조정 움직임은 시장의 부담으로 남아 있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MS의 데이터센터 계약 확대 중단과 오라클의 데이터센터 인허가 지연 가능성 등을 기술주 급락의 배경으로 꼽았다. 규제 우려가 기업의 투자 일정과 계약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만큼 관련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안 연구원은 "AI 관련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졌더라도 이익 성장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며 "하락만으로 반등을 낙관하기보다는 데이터센터 투자 지연이 실적 전망 하향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향후 증시의 반등 여부를 가늠할 첫 번째 변수는 AI 인프라 기업의 실적이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오는 10일(현지시간) 발표되는 코어위브 실적에서 투자 집행 지연이 기업 상환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10일 발표)와 생산자물가지수(PPI·13일 발표)도 반등의 분수령으로 꼽힌다. 황 연구원은 "에너지 가격과 IT 기기 가격 상승으로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올 수 있다"면서도 "AI 투자 둔화가 물가 압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