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이 장기간에 걸쳐 높은 수익률을 지킨 배경 중 하나가 하락장에서 다른 시장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낙폭을 기록했기 때문이라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퇴직연금과 같은 투자 상품을 운용할 때 금융회사가 제시한 기대 수익률뿐만 아니라 상승장과 하락장에 따른 변동성을 감안해야 운용 성과를 높일 수 있다는 조언이다.
신한투자증권은 5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개최한 '프레스 인사이트(PRESS INSIGHT)' 세미나에서 이와 같은 변동장 속 주식 투자 전략을 소개했다.
● '오를 땐 덜 오르고, 내릴 땐 더 내려'…한·미 증시 수익률 차이 가른 '하락폭'
박근배 신한Premier패스파인더부 부서장은 기대수익률이 같더라도 변동성에 따라 장기 투자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승할 때 25% 수익을 얻고 하락할 때 20% 손실을 보는 상품과 상승 시 10% 수익, 하락 시 5% 손실이 발생하는 상품을 비교하며 변동성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수익률이 하락과 상승을 반복할 때 손실폭이 클수록 누적 성과가 불리해진다는 설명이다. 박 부서장은 "두 상품의 수익률을 단순 평균하면 모두 2.5%지만, 첫 번째 상품의 누적 성과는 원금 수준으로 돌아오고 두 번째 상품은 원금 대비 4.5% 수익이 남는다"고 설명했다.
미국 증시와 코스피 성과 차이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S&P500의 25년간 누적 수익률은 604.8%로 같은 기간 300.1% 상승에 그친 코스피를 배로 앞섰다. 두 지수의 격차를 만든 과정을 살펴보면 미국 증시는 해당 기간 54.3%의 거래일 동안 상승한 뒤, 하락할 때 평균 -0.7% 손실을 보였다. 반면 한국 코스피는 집계 기간 중 상승일 비중이 53.4%로 다소 차이를 보였고, 하락한 날 평균수익률은 -0.87%로 더 부진한 성과를 냈다. 박 부서장은 "상승한 날의 비중보다 하락할 때 낙폭차가 장기 수익률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 "가입자 절반 이상 수익률 부진"…퇴직연금 장기 운용 강조
박 부서장은 이러한 변동성 관리 원칙을 퇴직연금 운용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에서 ETF가 주요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계좌에 자금을 넣어두고 실제 투자로 연결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2025년 기준 DC·IRP 가입자의 평균 수익률이 6.47%지만 가입자 절반가량은 연간 수익률이 2~4%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부서장은 "연금계좌를 보유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투자 목적과 기간에 맞춰 자산을 배분하고 꾸준히 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부서장은 S&P500 추종 ETF 등 인덱스 상품을 퇴직연금의 장기 투자 수단 중 하나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15년간 매월 말 투자 시점을 달리해 S&P500에 1년간 투자할 때 수익률을 계산한 결과, 평균 수익률은 14.9%에 달했다. 총 182개 구간 중 164개 구간에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고,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구간은 18개에 불과했다.
반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등 개별종목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상품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 부서장은 "단기 등락에 따른 잦은 매매를 반복하기보다 투자 기간과 위험 감내 수준을 고려해 자산을 배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