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상자산 과세가 결국 2년 더 미뤄지게 됐습니다.
어제(4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과세 유예를 공식 제안한 데 이어, 오늘 정부도 유예 방침을 발표했는데요.
해외와의 과세 형평성과 제도 정비를 위한 결정이지만, 계속되는 유예로 정책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세종 주재기자 연결합니다. 김다빈 기자. 오늘 정부에서 발표한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정부는 오늘(5일) 가상자산의 소득과세 시행을 유예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앞으로 2년간 과세 체계 정비를 거쳐 오는 2029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는 겁니다.
[이형일 /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 정부는 향후 2년의 준비기간을 활용해 가상자산 과세가 2029년에는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한 번 더 과세 유예를 말씀드리게 된 점을 무겁게 생각합니다.]
정부가 내세운 가장 큰 이유는 해외와의 과세 형평성과 제도의 준비 부족입니다.
미국과의 가상자산 거래 정보 교환이 2029년부터 이뤄지는 만큼, 먼저 과세를 시작하면 국내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해외시장에 비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 디지털자산법 제정으로 관련 산업의 제도적 기반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습니다.
과세 대상은 가상자산의 양도나 대여로 발생한 소득입니다. 연간 소득에서 기본공제 250만 원을 뺀 금액에 22% 세율을 적용하게 되는데요. 해당 기본공제액과 세율은 그대로 유지될 계획입니다.
투자 손실을 3년간 이월해 공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국회와 협의하기로 했습니다.
가상자산 거래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이후 연도의 소득에서 공제할 수 있도록 해 세 부담을 조정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앵커>
반복되는 유예가 조세정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요?
<기자>
네. 가상자산 과세는 지난 2020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도입된 이후 2022년 1월 시행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21년과 '22년, '24년에 이어 올해까지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유예되면서 7년이나 시행이 늦춰지게 됐습니다.
문제는 이처럼 시행 시점이 계속 바뀌면서 정부의 조세정책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인데요.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반복되는 유예로 과세의 엄중성과 신뢰 확보가 되지 않을 수 있다"며 "국민들에게 확신이나 납득을 주지 못하는 것은 세제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정부가 새로운 세금을 도입하거나 세수 확충에 나설 때도 국민적 동의를 얻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인데요.
결국 과세 시작 시점과 정비를 넘어, 일관된 원칙과 확실한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에서 한국경제TV 김다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