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1주 안 팔아도..." 서학개미들 '멘붕' 온 까닭

입력 2026-11-04 16:32
수정 2026-11-04 16:52
테슬라·스페이스X 합병설 불거져
"주식 처분할 때까지 세금 납부 미뤄달라"…국회 청원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설에 주식을 팔지 않고도 양도소득세를 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서학개미'들이 국회에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4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사이트에는 '해외주식의 조직재편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이연 제도 도입에 관한 청원'이 공개적으로 등록돼 이날 현재 2만7,000명 넘게 동의했다.

청원은 공개 후 30일 동안 동의를 받으며, 5만명 이상이 동의하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로 넘겨져 심사를 받는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이 테슬라의 12월 정기 주주총회 이전에 발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바클레이즈는 지난달 14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두 회사의 합병은 점차 시장의 컨센서스로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두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도 현지시간 지난달 20일 스페이스X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합병을 검토할 특별위원회를 양사 이사회 아래 각각 구성한다고 공개했다.

현행 제도에서는 해외 기업 간 합병 등으로 보유 주식이 다른 회사 주식으로 교환되면 투자자가 직접 팔지 않았더라도 세법상 양도로 보고 차익에 세금이 붙을 수 있다. 테슬라 주식을 가진 투자자가 합병 과정에서 다른 회사 주식을 받으면, 현금을 한 푼도 받지 않았는데도 기존 매입가와 교환 당시 가치의 차이만큼 세금을 내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 투자자들도 이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해외주식 양도차익은 연간 기본공제 250만원을 넘는 금액에 22% 세율이 매겨진다. 청원인은 국내 기업 간 합병 가운데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세금 납부를 미뤄주는 과세이연 제도가 있지만, 외국 기업 간 합병이나 주식교환에는 이런 혜택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청원인은 소득세법이나 조세특례제한법 등을 개정해 해외 기업 합병·주식교환으로 주식이 바뀌는 경우 실제로 처분할 때까지 세금 납부를 미뤄주는 특례를 신설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대규모 합병 가능성이 거론되는 사례에 대해서는 법 개정 전이라도 세금 분할 납부나 납부 유예 등 한시적인 조치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