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개표가 시작된 가운데 양대시장에서 외국인이 이탈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이 모두 하락 전환했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둘러싼 불확실성 속 인공지능(AI) 산업 규제에 흔들렸던 국내 증시는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가 반도체 반등으로 이어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는 이달까지 7개월째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 복귀를 증시 반등의 핵심 열쇠로 지목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총 18조6,371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서는 전날까지 이틀간 1조8,932억원을 팔아치웠고, 이날 오전에도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코스피는 이날 장 초반 2.4% 상승 출발, 장중 3%대 오르며 5800선을 넘기도 했지만 미국 중간선거 개표가 본격화하면서 외국인 '팔자' 매도세가 확대되자 큰 폭의 등락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2조3,850억원을 순매도해 개인(1조3,901억원), 기관(6,605억원) 순매수에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코스닥에서는 외국인이 192억원, 개인이 17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43억원을 순매도했다.
이같은 변동성에 VKOSPI는 하루 만에 7% 가까이 내려갔다. 이날 오후 1시39분 기준 VKOSPI는 57.83으로 전 거래일 대비 3.75포인트(6.93%) 상승했다. 지난 8월21일 종가(58.03) 이후 약 2개월 만에 가장 높아진 것이다. VKOSPI는 코스피200의 옵션 가격을 이용해 옵션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주식시장의 미래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로 이른바 공포지수로도 불린다. 통상 40을 넘으면 시장 변동성 우려가 매우 큰 걸로 평가된다.
증권가는 코스피가 외국인 수급에 따라 널뛰는 경향이 짙어진 만큼 외국인의 복귀, 즉 순매수 전환을 기다리고 있지만 최소 3개월은 더 지나야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고금리와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통과), 인공지능(AI) 버블 논란, 미국 중간선거 집권당 패배 우려 등 시장 하락과 외국인 매도세의 이유는 다양하다"며 "단 현재 코스피의 외국인 매도세는 상당히 고착화됐다"라고 설명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코스피는 최근 고점 대비 약 40% 하락했으며 외국인은 10개월 이상 순매도를 이어가면서 올해 누적 순매도 규모가 210조 원을 넘어섰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 움직임과 외국인 수급 방향이 최근과 유사했던 때는 2002년과 2008년, 2020년 세 차례로 꼽았다. 당시 외국인의 매수 전환은 통상 6개월 이후, 코스피 반등은 3개월 이후부터였다. 즉 계량적 결론으로는 코스피 반등과 외국인 순매수 복귀는 최소 3개월 이후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현재 개표 중인 미국 중간선거의 마무리를 기점으로 불확실성이 일부 제거되며 외국인 유입 시작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선거 이후 의회 구성이 가시화하면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로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될 여지가 있다"면서 "국내 파생시장에서는 지난주 외국인의 선물 순매수 전환과 프로그램 순매수 확대가 우호적"이라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 선물 매수세 속 현물 매도 압력도 완화되는지도 중요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