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크게 좌우할 미국 중간선거가 치열한 접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 동부를 시작으로 개표가 한창 이어지고 있는데요. 뉴욕 연결합니다. 조연 특파원, 현재 상황부터 정리해볼까요.
<기자>
네, 미 동부시간 자정을 기준으로 현재 알래스카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투표가 마무리됐습니다. 오늘 선거는 상원 100석 가운데 35석, 하원은 435석 전체에 대한 선거죠.
하원은 현재까지 민주당 178석, 공화당 105석 집계된 가운데, NBC는 민주당 255석 확보하며 다수당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2008년 이후 18년 만의 최대 하원 의석을 민주당이 갖게 됩니다. '블루 웨이브'도 넘은 '블루 쓰나미'라고 말하는데요.
상원도 휩쓸었습니다. 현재 민주당이 51석, 공화당은 39석을 확보했습니다. 다수당이 되기 위한 51석을 민주당이 가져간 것입니다.
<앵커>
이번 선거의 판을 가르는 핵심 경합지 결과는 나왔나요? 민주당이 탈환한 곳이 있습니까?
<기자>
가장 먼저 민주당이 공화당으로부터 가져온 주는 노스캐롤라이나입니다. 공화당이 상원을 장기 집권해 온 곳인데, 민주당이 전 주지사이자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로이 쿠퍼 후보를 앞세워 18년 만에 탈환했습니다.
28년만에 되찾은 사우스캐롤라이나는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0%p 차이로 이긴 곳인데, 민주당 후보가 5%p 가량 앞서며 당선을 확정지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하게 드러나는 결과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승부처인 텍사스와 캔자스, 오하이오주에서 결과가 잇따라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텍사스는 38년만에, 캔자스는 무려 94년만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오하이오도 박빙 끝에 민주당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앞섰고요.
남은 핵심 경합지 중 아이오와에서 방금 전 당선이 유력해지며 다수당의 청신호를 켰습니다. 현재 메인주와 미시간주도 민주당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앵커>
이번 투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결과라 볼 수 있을 텐데요. 직접 투표소를 다녀왔죠. 현장 분위기와 유권자들의 목소리는 어땠습니까?
<기자>
오늘 뉴욕 맨해튼 중심가에 있는 투표소 4곳을 찾았는데요. 예상보다 차분한 분위기였습니다. 선거가 평일에 치러지는 데다, 사전투표가 약 5,900만명으로 집계되는 등 역대 최고 수준의 투표율을 보인 까닭입니다.
현장에서 만난 뉴욕 시민들의 바람은 다양했습니다.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인 생활비 부담을 꼽은 유권자가 있었고, 민주당 강세 지역인 뉴욕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민주주의를 되찾고 싶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거푸란 소말 / 뉴욕 유권자 : "확실히 모든 게 너무 많이 올랐어요. 전 아직 어리고, 일하면서 생활비를 감당하는 균형을 맞추는 법을 계속 배워가는 중인데, 물가가 너무 높다 보니 솔직히 덜컥 겁이 나기도 해요. 이번 선거가 변화를 불러왔으면 좋겠습니다."]
[프랜시스 / 뉴욕 유권자 : "전 이 나라에 법치주의가 다시 서는 것을 보고 싶을 뿐입니다"]
[리즈 카사솔라 / 뉴욕 유권자 : "중요한 것은 우리가 계속해서 자유 민주주의와 적법 절차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점이죠. 예를 들어 ICE(이민세관단속국)가 거리에서 사람들을 연행해 가는 일들, 저는 그런 것에는 정말 반대해요."]
[매튜 라이스 / 뉴욕 유권자 : "지금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건 투표가 아닙니다. '시민사회(civil society)'라는 건데요. '시민의 힘'이라 정의하고 싶습니다. 사람들이 모여서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힘, 미국에는 그런 문화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요."]
<앵커>
이번 선거에서는 36개 주의 주지사 선거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AI 데이터센터와 직결되는데, 결과 어떻게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가장 관심이 쏠린 곳은 텍사스 주지사 선거입니다. 텍사스는 미국 전체 데이터센터 계획의 약 26%를 차지하고, 스페이스X를 비롯한 빅테크들의 거점이기도 합니다.
공화당 현직인 그렉 애벗 주지사가 4선에 도전하고, 민주당 지나 히노호사 후보는 당선되면 즉각적인 모라토리엄을 공약했습니다. 현재 개표 상황은 70% 이지만, 히노호사 민주당 후보가 56%로 당선이 유력합니다.
워싱턴 애널리시스는 텍사스의 상원과 주지사 모두 민주당이 가져가는 경우가 AI 트레이드에 가장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는데 현실화 됐습니다.
제프리스는 민주당 승리시 13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가 곧바로 위험해진다고 봤고, BofA는 현직인 애벗 주지사가 당선돼도 데이터센터 규제 절차가 쉽게 멈추지 않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다만 TD 코웬은 트럼프 대통령이 AI 투자를 크게 위축시킬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했고, 골드만삭스는 세제 혜택 제한은 가능해도, '전국적인 모라토리엄' 데이터센터 개발 일시 중단의 가능성은 낮다고 봤습니다.
<앵커>
월가 트레이더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변수는 오늘 상원의 주도권을 누가 차지하느냐 만큼이나,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임기 2년 동안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에도 집중되어 있다고요.
또 개표가 아직 진행중입니다만, 이번 선거 결과에 따른 증시 여파는 어떻게 봤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를 장악한 상황에서도 의회를 우회하기 위해 행정명령을 발동하거나 국가 비상권한을 사용하는 경향을 보여왔죠.
민주당이 의회 주도권을 가져가면서 트럼프의 이런 권한 활용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에드 야데니는 민주당 의회가 관세나 이란 군사행동 같은 대통령 권한을 제약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일각에서는 새 의회가 출범하는 1월 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더 과감한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있고요.
월가는 중간선거 뒤 연말 랠리를 기대하고 있지만, 시장이 '블루 웨이브'를 충분히 반영했는지를 두고는 시각이 갈립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은 시장에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봤지만, AI 지출 우려와 유동성 문제로 S&P 500이 최고치 대비 9% 낮은 7100을 나타낼 수 있지만, 이런 하락을 매수 기회라고 봤고요.
반면 야데니는 시장이 민주당 상하원 집권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며 증시에 '찬물 샤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에버코어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민주당 승리 이후 선거 결과에 논란이 일고, 새 의회가 들어서는 1월 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을 확대하는 경우 S&P 500이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6800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 봤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주식 비중 확대를 유지하면서도, 앞으로 3개월은 AI 우려와 선거, 중동 긴장에 대비해 현금 비중도 높게 가져가라고 조언했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