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특례상장 방식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기업 가운데 4곳 중 3곳이 상장 후 5년간 코스닥 지수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업이 높은 수익률을 올리면서 전체 평균을 끌어올렸지만, 대다수 기업의 투자 성과는 시장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3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이석훈 선임연구위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술특례상장기업의 성장을 위한 코스닥시장의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기술특례상장은 매출이나 이익 등 재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우수한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으면 코스닥시장에 입성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현재 기술특례상장 기업은 306개사에 달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상장 후 5년간 보유기간 초과수익률(BHAR)은 평균 8.4%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수익률보다 평균 8.4%포인트 높은 성과를 냈다는 의미다.
일반 상장기업의 평균 초과수익률이 -5.4%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성적이 오히려 우수해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는 '평균의 함정'이 숨어 있었다.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5년간 초과수익률 중위값은 -54%로 일반 상장기업(-38%)보다 낮았다.
특히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75%는 코스닥지수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상위 25%에 경계에 있는 기업의 초과수익률도 -8%에 그쳤다.
반면 상위 10% 기업의 초과수익률은 123%, 상위 1% 기업은 무려 1,535%에 달했다. 일반 상장기업의 상위 10%와 1% 초과수익률은 각각 111%, 450%였다.
극소수 기업의 높은 성과가 전체 평균을 끌어올린 셈이다.
이 연구위원은 "소수 기업의 높은 성과가 평균을 끌어올리는 만큼 평균의 우위를 다수 기업에서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기술특례상장 기업은 최근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05~2015년 연평균 2.5개사에 불과했던 기술특례상장 기업은 2021~2025년 연평균 32개사로 증가했다. 코스닥 신규 상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4%에서 40%로 높아졌다.
상장 업종도 다양해졌다. 전체 기술특례상장 기업 가운데 바이오기업 비중은 2005~2020년 73%에서 2021~2025년 39%로 낮아졌다.
다만 장기 주가 성과에서는 다른 모습도 관찰됐다.
기술특례상장 기업은 상장 후 5년이 지난 시점에 누적 초과수익률이 크게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다. 기술개발과 사업화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기업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 연구위원은 단기 주가 성과만으로 장기 성과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다만 장기 구간의 분석 표본이 제한적이고 일부 고수익 기업의 영향이 큰 만큼 이러한 개선 추세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할 때 단순히 적자 여부나 연구개발 투자 규모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기술개발 성과와 사업화 가능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정부가 코스닥시장의 진입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부실기업의 퇴출 기준을 강화하는 '다산다사' 정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기술성 평가의 정교함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위원은 "업종별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고 상장 이후 성과와 비교해 평가의 신뢰성을 꾸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에는 기술개발 성과와 사업화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증권사 리서치센터와 기관투자자에는 기술의 실제 진전과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할 수 있는 평가 역량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