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10조 증발…"코스피, 매물 공백 구간 진입" [마켓딥다이브]

입력 2026-11-03 14:43
수정 2026-11-03 15:28
매물 소화...반등 여력 커
<앵커>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주요 반도체주의 하락 여파로 코스피 역시 5600선까지 내려 앉았습니다.

지수 하방 압력이 거세진 가운데, 시장에서는 10조 원 규모의 레버리지 청산과 함께 현 지수대의 매물 공백으로 반등 여력이 생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마켓딥다이브 증권부 조예별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조 기자, 오늘 시장이 밀려나고 있는 원인부터 짚어주시죠.

<기자>

오늘 시장 하락의 가장 큰 배경에는 미국 중간선거가 유발한 인공지능(AI) 속도조절론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미국 텍사스처럼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에서 민주당이 우세한 이른바 '블루웨이브' 기류가 감지되면서 민주당이 추진해 온 AI 빅테크 규제 법안이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부각된 건데요.

이러한 악재 속에 수급 불안까지 겹치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도 코스피 하락에 영향을 줬습니다. 오후 2시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들이 약 1조 6천억원을 순매수할 때, 외국인들은 약 1조 4천억원을 순매도하고 있습니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자금 조달 등 글로벌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상황에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코스피가 외국인의 차익 실현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외국인 매도로 지수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습니다만, 지수 상단을 짓누르던 레버리지 자금은 청산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시장 조정 과정에서 신용과 미수 등 불안정한 레버리지 자금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38조 6천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0월 30일 기준 29조 원 수준으로 약 10조 원 감소했습니다.

시장의 강제 청산 압력을 나타내는 하루 반대매매 규모 역시 10월 중순 893억 원에서 최근 32억 원 수준으로 96% 급감했습니다.

지수가 밀리는 동안 고금리 및 만기 부담을 견디지 못한 레버리지 물량이 반대매매와 손절매를 거치며 시장에서 상당 부분 사전 소화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앵커>

빚투 물량이 덜어진 가운데, 현재 5600포인트 부근의 수급 지형은 어떻게 진단해 볼 수 있습니까?

<기자>

현재 코스피 지수가 위치한 구간은 수급 공백 지대에 가깝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이 분석한 지수별 코스피 개인 매물대 데이터를 가져와봤는데요.

매물대란 하락 과정에서 주식을 사들였다가 손실 상태로 갇혀 있는 자금들을 말합니다. 주가가 올라갈 때는 본전 회피성 물량으로 쏟아지기 때문에 순매수 금액이 적을수록 지수 반등 여력이 커지는 구조인데요.



실제 수급 데이터를 보면 현재 지수대가 포함된 5400에서 5800포인트 구간은 개인 순매수가 -1조에서 -4조원으로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즉 주가가 올라갈 때도 매도세로 이어질 개인 본전 매물이 존재하지 않는 구간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6000포인트 상단의 매물 지형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형성돼 있습니까?

<기자>



1차 관문은 6000에서 7000포인트 구간입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해당 구간에서 약 25.5조원의 개인 순매수가 쌓여있습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긴 약 80거래일 동안 쌓여 있는 물량으로 반등 시 가장 먼저 소화해야 하는 단기 본전 물량입니다.

하지만 이 1차 관문만 넘어선다면 7000에서 7400포인트 사이에는 매물 공백 구간이 나타납니다. 해당 구간의 개인 합산 순매수는 0원 안팎인데요. 1차 관문만 뚫어내면 7400선까지는 저항 없이 가파른 지수 회복이 가능하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7400포인트를 넘어선 8800선까지는 총 82조원의 개인 자금이 밀집된 3차 거대 매물대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히 7600에서 7800포인트 한 구간에만 무려 24조 원이 쏠려 있는데요. 약 30%가 2백 포인트에 집적돼 있기 때문에 해당 구간이 코스피 반등의 최종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앵커>

지수의 흐름을 좌우하는 대형 반도체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물대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두 종목 역시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1차 저항선을 넘어서면 상단 매물 부담이 급감하는 구조입니다.



삼성전자는 25만 원에서 28만 원 사이 1차 관문에 1만원당 4.2조 원의 매물이 쏠려 있지만, 28만 원을 넘어서면 1만 원당 2.1조 원으로 매물 두께가 절반 이하로 떨어집니다.

SK하이닉스 역시 150만 원에서 190만 원 사이 1차 저항선에는 1만원당 5,750억 원의 매물이 빽빽하지만, 190만 원만 넘어서면 1,900억 원 수준으로 매물 두께가 3분의 1까지 급감합니다.

결국 코스피 6천선, 삼성전자 25만 원, SK하이닉스 150만 원이라는 1차 저항선만 넘어선다면, 얇아진 상단 매물 벽을 활용해 가파른 지수 회복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