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솟값 내렸지만 가공식품·외식비 '들썩'...물가 3% 육박

입력 2026-11-03 13:18
수정 2026-11-03 13:58
10월 소비자물가, 1년 전보다 2.8%↑
가공식품 2.9% 올라 11개월 만에 최고


지난달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8%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둔화세를 나타냈다.

양호한 기상 여건으로 작황이 좋아지면서 전체 농산물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다.

하지만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오름폭을 키우고 석유류도 급등하면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3%에 달했다.

정부는 김장철 먹거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약 640억원 규모 할인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국가데이터처가 3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중동전쟁 여파로 석유류 가격이 크게 뛰면서 5월 3.1%, 6월 3.2%까지 오른 뒤 7월 2.8%로 낮아졌다가 8월 3.1%로 반등했다.

이후 9월에 2.9%로 내려온 후 지난달에도 2%대 후반을 유지했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 가격이 1.7% 하락해 전체 물가를 0.14%포인트 끌어내렸다. 석 달 연속 하락세다.

농산물이 7.5% 내렸는데, 이 중 채소류가 11.2% 하락하며 내림폭이 컸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11.8%), 열무(-30.6%) 등 주요 채소 가격도 내렸다.

하지만 가공식품 물가가 2.9% 올라 전달(2.1%)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11월(3.3%)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출고가가 인상되고 9월 추석 명절 기간 적용됐던 할인 가격이 정상가로 돌아온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외식 물가도 2.9% 상승하며 올해 2월(2.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석유류는 14.9% 급등해 전체 물가 상승률을 0.56%포인트 끌어올렸다.



석유가격제가 적용되는 경유(19.7%)와 휘발유(11.6%)는 넉 달째 비슷한 수준의 상승률을 보였지만, 적용 대상이 아닌 취사용 LPG(15.2%)와 자동차용 LPG(14.5%)는 국제 가격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전달보다 상승 폭이 각각 3.4%포인트, 4.7%포인트 확대됐다.



정부는 최고가격제가 10월 물가상승률을 약 0.8%p 낮춘 것으로 추정했다. 최고가격제가 아니었다면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3.6%에 달했을 것이란 계산이다.

공업제품도 1년 전에 비해 4.4% 오르며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최근 반도체 가격 상승에 컴퓨터와 휴대전화기는 1년 전에 비해 각각 26.2%와 10.8% 올랐다. 휴대전화기는 2001년 5월(16.5%) 이후 25년 5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추세적 물가를 보여주는 근원물가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두달 연속 2.8% 올랐다.

정부는 중동전쟁이 국제유가뿐 아니라 물류비와 원재료비 상승에도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어 연말까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권대영 재정경제부 1차관은 이날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누적된 물가 상승 여파로 체감 물가가 여전히 높다"며 "물가 상방 압력과 리스크도 남아 있는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고 물가 관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생활 밀접 품목의 가격을 상시 점검하고 이상징후에 대응할 방침이다.


할당관세와 할인 지원 등 세제·재정 지원이 실제 소비자가격에 반영되는지도 점검한다.

김장철을 앞두고 약 640억원 규모의 대책도 마련했다.

주요 김장 재료를 최대 40% 할인해주고 일시적인 공급 부족에 대비해 배추 4만6,500톤과 무 9천톤도 확보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