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부품 계약 갑질…美브로드컴, 186억 과징금 확정

입력 2026-11-02 20:08
부품 공급 중단 위협에 의한 장기계약 강요 인정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삼성전자에 부품 공급 중단을 무기로 불리한 장기계약을 강요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과받은 과징금 취소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브로드컴 미국 본사와 지사 등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 명령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지난달 27일 확정했다.

공정위는 2023년 9월 브로드컴이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공정거래법을 어겼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약 186억원을 부과했다. 브로드컴이 스마트폰 부품 공급을 끊는 방식으로 삼성전자를 압박해 자사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장기계약(LTA)을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 3월 브로드컴의 RFFE(통신 주파수 품질을 향상하는 부품)와 와이파이·블루투스 관련 부품을 2021년부터 3년간 해마다 7억6,000만달러 이상 구매하고, 구매 금액이 그에 못 미치면 브로드컴에 차액을 배상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공정위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계약 체결 과정에서 구매 주문 승인 중단, 제품 선적·생산 중단 등 불공정한 수단을 동원했다. 당시 브로드컴은 RFFE 등의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가진 세계 1위 사업자였다. 삼성전자는 막 출시한 갤럭시 S20 등의 생산 차질을 피하려면 이런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앞서 공정위는 부품 선택권이 제한되면서 삼성전자가 추가로 부담한 비용이 최소 1억6천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2,13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삼성전자는 피해 규모가 모두 3억2천630만달러(약 4,375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브로드컴은 처분에 불복해 2023년 11월 소송을 냈다. 하지만 서울고법은 올해 5월 공정위 과징금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브로드컴 측이 판결에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