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찬반 묻는다"...美 중간선거 최대 관건은 [딥시그널]

입력 2026-11-02 14:28
수정 2026-11-02 14:29
<앵커>

우리 증시가 지난주 급락을 딛고 장중 5,800선을 회복했습니다.

빅테크의 현금흐름 악화와 신용등급 강등 경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 시간으로 내일 밤부터 치러지는 미국의 중간선거가 시장의 흐름을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연방 상하원의 주도권을 쥐게될지 여부보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구축의 생사여탈을 쥔 주 정부와 지방투표가 뇌관이 될 거란 전망입니다.

딥시그널 김종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먼저 이번 미국 중간선거의 판세가 민주당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이 많은데, 현재 사전선거가 진행 중이죠? 판세와 결과 확정까지의 시점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이번 선거는 하원 435석 전체, 그리고 상원 100석 가운데 6년 마다 임기가 바뀌는 35석, 그리고 36곳의 주지사를 동시에 뽑는 대형 정치 이벤트입니다.

미국의 선거 분석기관인 디시전데스크HQ가 과거 선거 데이터와 여론조사, 예측시장인 폴리마켓, 칼시 등의 확률 분석을 결합해 100만 회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를 보면, 오늘 새벽 기준으로 민주당의 우세가 뚜렷합니다.

오늘 새벽 업데이트되어 있는 예측 모델 기준으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탈환할 확률은 83%에 달하고, 상원은 공화당에서 4석을 가져와 상원을 장악할 확률도 62%로 공화당을 24%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습니다.

예측시장인 폴리마켓과 칼시 역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휩쓰는 블루웨이브 가능성에 많게는 70% 등을 반영하여 거래가 이뤄졌습니다.

격전지별로 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 막판 유세에 나선 아이오와, 캔자스에서 공화당이 근소한 우위를 보였고, 사우스캐롤라이나와 플로리다 텃밭은 지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 미네소타, 미시간, 메인을 비롯해 본래 공화당 텃밭이던 텍사스 상원까지 가져갈 것으로 보입니다.

하원 다수당은 우리 시각으로 모레, 4일 오전에 판가름이 나겠지만 초박빙인 상원의 최종 결과는 개표 지연 가능성으로 인해 이번 주 내내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앵커>

상하원을 민주당이 다 쥐게 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 공화당의 입지나 다음 대선까지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거시 정책은 오히려 바뀌기 어려운 갈등 구조가 될 거라고요?

<기자>

네, 연방 의회를 민주당이 장악하더라도 거시 정책의 큰 틀은 그대로일 거라는 것이 월가 하우스의 공통된 진단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도 강경합니다. 전날 뉴욕포스트가 단독 인터뷰 가운데 일부를 공개한 내용을 보면,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미스터 비토(Mr. Veto), 거부권 대통령’이 되어 모든 법안을 막아선 뒤 협상에 나서겠다고 위협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모건스탠리의 중간선거 전망 보고서에서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거나 행정명령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느 당이 이기든 관세와 무역, 기술수출 통제는 계속될 것으로 봅니다.

또 미국 GDP 대비 6%대에 달하는 고질적인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세제 개편도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입니다.

<앵커>

연방 차원의 정책보다 이번 선거에서 중요도가 높은 것은 주 정부, 즉 주지사 선거입니다.

이미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두고 반대 기류가 형성되기 시작했고, 이번 선거가 사실상 최대 10개 주의 데이터센터 건설 찬반 투표 성격까지 갖고 있다고요?

<기자>

이번 선거는 상하원, 주지사만 뽑는 것이 아닙니다.

10개 주가 전력망과 전기요금을 직접 통제하는 공익사업위원을 주민 투표로 선출하고, 나머지 주에서도 주지사가 위원을 임명할 예정입니다.

물론 투표함을 열어봐야 알겠습니다만, 여론조사 기관의 예측모델만으로 보면 주지사 선거 36곳 가운데 22곳에서 민주당이 우세합니다.

데이터센터 거점인 조지아, 아이오와, 알래스카 주지사는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뒤집힐 가능성이 높고, 네바다는 초박빙까지 따라붙었습니다.

이미 올 들어 미국 주 의회에 발의된 데이터센터 규제 법안은 약 80건, 지자체 차원의 건설 유예 즉 모라토리엄과 용도제한 조치까지 더하면 270건에 달합니다.

발전소 소음은 물론이고 치솟은 전기 요금에 분노한 지역 주민 정서로 인해 이번 미국 주정부 핵심 공약 중 하나가 데이터센터 건설 문제입니다.

텍사스와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선거, 조지아, 애리조나, 루이지애나 공익사업위원 선거에서 한결같이 데이터센터 건설을 미루거나 세제 혜택을 없애자는 공약까지 내걸고 있습니다.

상당수 지역에서 여론을 등에 엎고 데이터센터의 대규모 착공 지연 또는 이를 발주하거나 자금을 보탠 대형 기술기업들의 비용 증가를 예고하는 대목입니다.

<앵커>

데이터센터 착공이 미리면 금융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됩니다.

기업들이 내부 현금이 부족해 결국엔 자본시장에 손을 벌리는 형국이 굳어지고 있는데, 탄탄하던 마이크로소프트가 회사채를 찍기 시작했고 AI 신생 기업에 대한 신용도 경고까지 잇따르고 있죠?

<기자>

오늘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코스피 지수가 반등하고, 미국 야간 거래에서 나스닥100 선물 지수가 소폭 회복 중에 있지만, 근본적인 위험 요인을 걷어냈다고 보이 어려운 이유입니다.

지난 주말 사이 국제신용평가사 S&P글로벌은 메타 플랫폼에 대해 막대한 설비투자를 하고도 매출 회수 시점을 알기 어렵다면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강등했습니다.

다음 달 역대 최대 규모의 상장을 앞뒀던 앤트로픽도 투자적격 등급이 아니라 BB+의 투기 급등을 받을 수 있다는 블랙스톤의 전망이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알려지면서 시장의 우려를 키웠습니다.

이런데다 월가 회계분석팀이 달려들어 하이퍼스케일러를 비롯해 엔비디아, 브로드컴, 스페이스X 등 8개 기업의 3분기 실적 보고서의 세세한 각주까지 조사한 결과도 놀랍습니다.

대차대조표에 잡히지 않게끔 숨겨놓은 구매약정, 장부 외 부채가 3개월 만에 1조 달러, 누적 4조 1,100억 달러를 돌파했고, 이 가운데 5개 하이퍼스케일러가 2조 8천억 다러 상당을 끌어다 쓴 것으로 파악됩니다.

<앵커>

전기 요금 인상이 왜 이번 선거에서 중요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격전지인 애리조나입니다.

에너지 물가가 이미 20%나 오랐는데, 전력회사가 전기요금을 14%나 인상하겠다고 신청하면서 전력망 부족과 주민 반발이 터져나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번 일로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늦춰지면 자금 조달이 막힐 위험, 궁극적으로 미국의 성장률까지 타격을 받는 것 아닙니까?

<기자>

미국의 성장률 둔화가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기존 빅테크의 수익성 혹은 재무구조는 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모건스탠리와 글로벌 운용사들은 이번 중간선거 이후 이러한 AI 투자 둔화가 발생할 경우 미국 경제성장률 실질 GDP 성장 둔화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내년도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가 2.3%, 그 중 0.6%를 AI 설비투자가 차지하고 있는데, 이 항목이 꺾이면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집니다.

실제 실질 성장 기대치를 보여주는 10년 만기 물가연동국채 금리가 2.58%로 낮아지는 등 최근 금리 상황의 긴장도 이어지고 있고요.

프루덴셜 산하 PGIM은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을 연초 10%에서 25%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그러나 만일 정치적인 규제로 인해 데이터센터 건설이 늦춰진다면, 기술 기업들에게는 숨통이 틔게 됩니다.

수천 조 원에 달하는 회사채를 덜 발행해도 되고, 사상 최고치에 달했던 신용 스프레드가 축소되면서 재무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또 신규 데이터센터 공급이 막힌다면 아직 설비 구축이 한창인 후발주자보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기존 클라우드 공룡들의 연산력에 대한 희소성이 커지게 됩니다.

따라서 더 높은 임대 가격을 설정해 부과하거나 시장 점유율이 더 공고해지면서 현금 흐름을 회복시킬 기회가 커진다는 겁니다.

<앵커>

내일 밤 시작하는 미국 중간선거, 이번 주 결과가 나오기까지 AI 트레이드 방향을 예단하기 어려워 보이는군요.

딥 시그널, 김종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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