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아버지' 최불암 마지막 길…유족·동료 눈물의 배웅

입력 2026-11-02 11:52


'국민 아버지'로 사랑받은 배우 고(故)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영면에 들었다.

2일 오전 서울 여의도성당에서는 유족과 동료 배우, 성당 신자,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염수정 추기경의 집전으로 고인의 장례 미사가 엄수됐다.

이날 미사에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유인촌 전 문체부 장관을 비롯해 배우 김혜수, 송일국, 신현준, 정준호, 강석우, 방송인 김경란, 그룹 신화의 앤디 등이 참석했다.

염 추기경은 "최불암 프란치스코 형제님의 푸근한 미소를 이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며 "고인은 우리가 어렵게 살던 시절 위로와 희망을 준 '수사반장'의 박영한 반장, 전원일기'의 김민재 회장, '한국인의 밥상'으로 정성이 듬뿍 담긴 우리의 밥상을 알려주시던 국민 아버지, 국민 배우였다"고 고인의 발자취를 돌아봤다.

이어 "우리가 기억하는 최불암 프란치스코 형제는 일생을 오직 연기자로서 한 길을 걸으며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들에게 웃음과 기쁨을 주며 벗이 되어주셨다"며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연기에만 오롯이 바쳐 우리 국민의 희로애락을 함께하셨다"고 추모했다.

고인은 2018년 10월 염 추기경 주례로 천주교 세례를 받았고, 지난달 29일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에도 염 추기경에게 병자성사(病者聖事)를 받은 인연이 있다.

고인과 45년간 인연을 맺어온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황영기 회장도 고별사를 통해 애도의 뜻을 전했다.

황 회장은 "'어린이에게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라고 말씀하시던 따뜻한 목소리, 인자한 미소를 이제 더는 마주할 수 없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고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남기신 뜻을 이어, 저희도 언제나 어린이 곁을 지키며 살겠다"고 말했다.

고인을 '이모부'라고 부르며 각별한 관계를 이어온 팝페라 테너 임형주는 조가로 '아베 마리아'(Ave Maria)를 부르며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장례 미사가 끝난 뒤에도 곳곳에서 눈물이 이어졌다. 특히 사흘 동안 빈소를 지키며 고인을 애도한 김혜수는 고인의 아내 김민자를 끌어안고 오열했다.

운구차가 이동하자 장례 미사를 찾은 시민들은 연신 안타까워하며 "김 회장님 잘 가세요"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신현준은 참았던 눈물을 다시 쏟아내며 운구차를 향해 깊이 고개를 숙였다.



장례 미사에 앞서 이날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유족과 가까운 지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발인식이 비공개로 진행됐다.

고인의 손자가 영정을 들고 앞장섰고, 아내 김민자는 운구 행렬을 지켜보며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송일국이 운구에 참여했고, 정준호와 안현모, 김경란도 눈물 속에 운구 행렬을 따랐다.

장례 미사를 마친 고인은 45년 동안 후원 활동을 이어온 서울 중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본부를 마지막으로 방문한다. 임직원들이 도열해 고인의 영정을 맞이하고, 직원 대표가 추도사를 낭독하며 그의 헌신을 기린 이후 재단 1층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서 장례위원들이 헌화하고, 고인의 영정이 재단을 둘러본 뒤 장지인 경기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으로 향한다.

고인은 지난해 3월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이후 거동에 어려움을 겪으며 재활 치료에 힘써왔으나 최근 건강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고, 지난달 29일 끝내 세상을 떠났다.

정부는 한국 TV 드라마의 성장기를 이끈 고인의 공로를 치하하며 별세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