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한국 주가와 원·달러 환율…어떻게 될 것인가? [국제경제읽기 한상춘]

입력 2026-11-02 13:39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2026년 상반기까지 코스피 지수 상승률은 글로벌 증시에서 1위를 기록했다. 우리 경제와 증시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현상이었다. 2026년 하반기에도 이 같은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가 코스피 지수 전망치와 관계 없이 그 자체가 한국 경제와 증시를 전망하는데 최대 관심사였다.

뜻하지 않는 곳에서 악재가 터졌다. 2026년 2월 말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발생했다. 전쟁 발생 당시만 하더라도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시각이 많았다. 지칠 줄 모르고 올랐던 세계와 한국 증시도 이란 전쟁을 계기로 큰 폭의 조정을 거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세계 경제와 증시 모습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전쟁이 겹치는 2026년 상반기 성장률이 미국 경제는 2%로 잠재 수준을 웃돌았다. 높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로 가장 피해가 클 것으로 봤던 한국 경제도 3%대 성장했다. 세계 주가와 코스피 지수도 전쟁 이전 수준을 뛰어넘어 사상 최고치 행진이 지속됐다.

문제는 증시가 침체국면에 놓여 있을 때 견인하는 수단인 레버리지 ETF가 주가가 과열이 우려될 정도로 정점으로 치달을 때 허용한 탓에 한국 증시는 심한 홍역을 치러왔다. 그 대상도 한국 증시를 주도해 욌던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로 설정해 혼란이 발생했다. 해외에서도 ‘한국 혐오증(koreafying)’이란 용어까지 나올 정도로 한국 증시를 보는 눈도 달라졌다.

다행인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상으로 홍역을 치리는 과정에서도 우리 경제 펀더멘털의 그린 슛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점이다. 시중 자금도 친증시 정책 이전으로 돌아갈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소비적·담보적·기득권 위주의 금융에서 생산적·혁신적·포괄적 금융으로 이동되는 추세는 흐트러지지 않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친증시 정책의 성공 여부는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코스피 지수가 레버리지 ETF 상품 출회 이후 무수히 나오는 곁가지, 즉 각종 비관론부터 전지 작업을 해야 한다. 증시 정책이 6월에 치러졌던 지방 선거용이라든가, 원·달러 환율이 1500원 넘으면 외환위기가 발생한다든가 하는 것이 최근까지 나돌았던 대표적인 비관론이다.

전지 작업을 했으면 뼈대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새로운 영향 분을 줘야 가을에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지금까지 특정 종목을 중심으로 한 코스피 지수 상승세가 남은 코스피 지수 편입 종목, 코스닥 상장 종목 그리고 비상장 종목까지 확산될 수 있도록 증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친증시 정책의 우선순위도 바뀌어야 한다. 이제부터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주도한 경기 회복과 주가 상승세를 남은 코스피 상장기업, 코스닥 상장기업 그리고 비상장 기업에까지 확장될 수 있도록 하는 산업과 증시 정책이 더 중요하다. 이 정책의 성공 여부에 따라 한국 경제와 증시의 모습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6년 6월 이후 증시 정책은 이재명 정부가 주도했지만 2027년에는 국민 모두가 참여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전 계엄 등으로 암울했던 상황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자 또다시 제 목소리를 내는 분위기가 고개를 들고 있지만 우리 경제와 증시가 제2의 도약을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프로 보노 퍼블릭코(pro bono publico·공공선)‘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2026년 들어 원화 가치는 상반기에는 ‘이류 통화’, 하반기 들어서는 ‘중심 통화’라는 평가가 나올 만큼 지난 6월 초를 계기로 대조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2027년 전망도 2026년 상반기 낙인 효과를 중시해 1400원대로 다시 올라갈 것이라는 시각과, 2026년 하반기 유포리아 효과를 고려해 1200원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시각으로 엇갈리고 있다.

2026년 상반기 원·달러 환율은 1990년대 외환위기를 당했던 때를 연상케 할만한 움직임을 보인 가운데 실제로 제2 외환위기를 우려하는 시각이 고개를 들었다. 절대 수준은 1560원까지 상승해 달러화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이종 통화에 대해 원화 가치가 약세를 보였다. 변동성도 태국 바트화를 비롯한 동남아 통화보다 더 심하게 흔들렸다.

하지만 2026년 하반기 들어서는 정반대 양상이었다. 2000원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나왔던 원·달러 환율은 불과 3개월 안 되는 짧은 기간에 230원 이상이 급락했다. 같은 기간 중 환율 하락 속도로 보면 세계 모든 통화 중에서 가장 빨랐다. 변동성도 상반기의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더 고무적인 것은 2026년 하반기부터는 원화 가치가 통제할 수 없는 행태변수에 독자적인 움직임을 보인 점이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미국 국채금리는 상승하는데 원·달러 환율은 급락할 정도로 선진국 국채 파동에 흔들리지 않고 있다. 2026년 상반기에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와 상관계수가 +0.7에 달할 정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같은 맥락에서 달러 인덱스와 탈동조화(de-coupling) 현상도 나타났다. 대부분 예상과 달리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올린 이후에 이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국내 외환시장이 개설된 이후 달러 인덱스와의 탈동조화 현상이 2026년 하반기 이후처럼 심하게 나타난 적은 없었다.

통화별로는 고질적인 엔화와의 동조화(coupling)가 아예 탈동조화 국면으로 전환됐다. 2025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0.6까지 높아졌던 원·엔 간 동조화 계수는 2026년 하반기 들어서는 ?0.3 내외수준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중 원·엔 환율은 100엔당 970원대에서 850원 밑으로 급락했다.

위안화와의 동조화가 약화된 점도 눈에 들어온다. 2026년 하반기 들어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7 위안을 중심으로 전형적인 배로-그로스만 장세, 즉 불균형 속에 균형을 유지해 오고 있다. 2026년 상반기까지 원· 위안화 동조화 계수가 +0.7을 적용하면 원·달러 환율은 1470원선 이상은 유지돼야 하지만 1300원대 초반까지 급락했다.

원화의 위상도 높아졌다. 국채 파동으로 국제 기채 시장에서 달러 표시 채권 발행이 어려워짐에 따라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아리랑 본도, 즉 원화 표시 채권이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나라 국가부도 예측 지표인 신용 부도 스와프(CDS) 금리는 미국보다 더 낮게 형성되고 있다.

2027년을 앞두고 원화 가치가 행태변수에 독자적으로 움직이고 원화의 위상이 올라가는 원·달러 환율 결정에 내부 요인이 외부 요인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예측기관은 2026년과 2027년 성장률을 잠재수준보다 높게 잡고 있다. 경상수지흑자도 내년까지 4000억달러대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은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추정한 적정수준인 1350원대에 와있다. 2027년에도 수입 물가 안정, 추가 금리 인상 부담 완화, 외국인 자금 유입, 대미 투자 재원 마련 등을 위해서는 추가 하락해야 한다. 외환당국은 반도체 수출 등에 악영향이 우려되는 1250원 밑으로 하락할 때까지는 시장에 맡겨 놓은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한상춘 / 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