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대규모 자산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암호화폐 관련주가 급락했다.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관련주도 실적·자금조달 우려로 하락한 반면, 필수소비재와 헬스케어에는 매수세가 유입됐다.
바이낸스서 63억 달러 규모 자산 유출
지난 금요일 뉴욕증시에서는 암호화폐 관련주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해킹을 당한 가운데 피해 규모는 약 63억 달러로, 암호화폐 역사상 가장 큰 수준으로 전해졌다.
바이낸스는 다른 거래소들과 마찬가지로 고객이 맡긴 암호화폐를 지갑에 보관하고 있다. 이번에는 바이낸스가 관리하던 암호화폐 지갑에서 자산이 유출됐다.
바이낸스는 회사 자금으로 고객 손실을 보전하겠다고 밝혔지만, 관련주를 둘러싼 불안은 가라앉지 않았다.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암호화폐 관련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인텔 실적·AI 수익성 우려에 반도체주 약세
반도체 업종에는 인텔 (INTC)의 실적 발표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PC 시장의 둔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서버용 반도체는 수요가 있어도 공급 차질로 충분한 물량을 판매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인텔이 제시한 다음 분기 매출과 이익 전망도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
여기에 알파벳과 아마존의 실적 발표 이후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까지 커지면서 반도체주 전반으로 매도세가 번졌다.
PC 출하량, 2026년 12% 감소 전망
PC·서버 하드웨어 기업들도 인텔 CEO의 부정적인 전망에 약세를 보였다.
립부 탄 CEO는 부품이 부족하고 메모리 가격은 오르면서 PC 시장의 부진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 세계 PC 출하량은 2026년 12% 줄고, 2027년에도 추가로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두 달 동안은 제조업체들이 재고까지 줄이면서 시장 위축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부품 가격이 안정되지 않으면 이 같은 흐름이 2027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판매량은 감소하는데 부품 비용은 오르는 상황인 만큼, PC·서버 하드웨어 업체들의 수익성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앤트로픽 신용등급 우려에 네오클라우드 약세
AI 데이터센터와 네오클라우드 관련주에는 자금조달 우려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10월 중순 코어위브 회사채가 급락한 이후 약세가 이어지던 상황에서 지난 30일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가 불안을 키웠다.
보도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투자자들에게 앤트로픽이 투기등급인 ‘더블B’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당초 연내 투자적격등급을 받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그보다 낮은 신용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신용등급이 기대보다 낮으면 자금을 빌릴 때 더 높은 금리를 부담하거나 차입 조건이 불리해질 수 있다.
이에 대규모 AI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좋은 조건으로 마련할 수 있겠느냐는 불안이 커졌고, 이미 약세를 보이던 AI 데이터센터와 네오클라우드 관련주에도 부담이 더해졌다.
기술주 매도에 필수소비재·헬스케어 강세
반면 필수소비재와 헬스케어 같은 경기방어 업종에는 매수세가 유입됐다.
기술주 매도세가 거세지자 경기 상황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종목으로 투자자금이 이동한 것이다.
월마트 (WMT)와 코카콜라 (KO)는 각각 1% 넘게 올랐고, 머크와 암젠도 상승하면서 다우지수의 낙폭을 일부 줄였다.
레딧, 이용자·4분기 전망 부진에 급락
온라인 커뮤니티 플랫폼 레딧 (RDDT)은 3분기 매출과 EPS가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하지만 이용자 증가세가 기대에 못 미쳤다. 일간 활성 이용자는 약 1억3천만 명으로 시장 예상보다 적었고, 회사는 10월 들어 검색을 통해 유입되는 이용자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용자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앞으로도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를 둘러싼 우려가 커졌다. 여기에 4분기 매출 전망까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면서 주가는 약 29% 급락했다.
샌디스크, 데이터센터와 엣지 부문 성장 격차
샌디스크 (SNDK)는 회계연도 1분기 매출과 EPS가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데이터센터용 저장장치 수요에 힘입어 전체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23% 증가했다. 다음 분기 매출 전망도 시장 예상보다 높았고, 8대 1 주식분할 계획도 발표했다.
다만 데이터센터 이외의 사업에서는 성장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뎠다.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PC와 스마트폰 수요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주력인 엣지 부문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7% 늘어, 61% 성장한 데이터센터 부문과 큰 격차를 보였다.
높아진 수익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를 둘러싼 우려도 나왔다. 이런 부담에 반도체주 전반의 매도세까지 겹치면서 샌디스크 주가는 13.47% 하락 마감했다.
정제마진 상승에 셰브론·엑손모빌 강세
셰브론 (CVX)과 엑손모빌 (XOM)은 모두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실적을 끌어올린 것은 정유 사업이었다. 중동과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이 전쟁으로 타격을 받으면서 정제마진이 급등했다. 원유를 휘발유나 경유로 가공해 판매할 때 남기는 이익이 커진 것이다.
엑손모빌은 최소 6년 만에 처음으로 정유 사업에서 석유 탐사·생산 부문보다 더 많은 이익을 냈다.
셰브론도 최근 6년 동안의 3분기 실적 가운데 정유·판매 사업에서 가장 높은 이익을 기록했다.
정유 사업이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면서 두 종목은 각가 1% 2%대 상승 마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항암제 판매 성장에 상승
아스트라제네카 (AZN)는 3분기 매출과 EPS가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엔허투와 임핀지 판매가 늘면서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가 성장을 이끌었다.
회사는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 2030년 연매출 800억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유지했다.
이를 위해 매년 약 15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고, 확보한 자금을 신약 개발에 다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실적에 신약 사업의 성장 기대가 더해지면서 주가는 7.02% 상승 마감했다.
로블록스, 이용자·이용시간 동반 감소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 (RBLX)는 3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고, 주당손실도 예상보다 적었다.
하지만 이용자와 플랫폼 이용시간이 모두 감소했다. 일간 활성 이용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전체 이용시간은 15% 줄었다.
4분기 예약매출은 지난해보다 10~15% 감소한 18억9천만~20억 달러로 전망했다.
이용자가 줄어드는 가운데 향후 매출로 이어질 예약매출 전망도 부진하게 나오면서 성장 둔화 우려가 커졌다. 이에 주가는 18.05% 하락 마감했다.
옥타, 켄뷰 대신 S&P500 편입
옥타 (OKTA)는 장 마감 이후 S&P500지수에 편입된다는 소식이 나왔다. 오는 11월 4일 개장 전에 켄뷰의 자리를 대신한다.
켄뷰는 이미 S&P500에 포함된 킴벌리클라크에 인수될 예정이며, 거래도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지수에서 빠지는 켄뷰의 자리를 옥타가 채우게 됐다.
옥타가 S&P500에 들어가면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와 ETF도 옥타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이러한 신규 매수 수요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옥타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상승했다. 오늘 정규장에서도 상승 흐름이 이어질지가 관심을 받고 있다.
오은비 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