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자로보다 40% 싸다…국산 비만치료제 '승부수'

입력 2026-11-01 08:30
첫 4주 투약비 16만5천∼20만원



한미약품이 선보인 국산 첫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초기 4주 투약 비용이 18만원대로 나타났다. 기존 시장을 주도해 온 외국계 비만치료제보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우면서 국내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1일 제약업계와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 등에 따르면 에페를 처음 처방받아 4주간 투약하는 데 드는 비용은 평균 18만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에페를 처방하는 병원 10곳을 조사한 결과, 첫 4주분 가격은 16만5천∼2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경쟁 제품인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보다 약 40%,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보다 약 25% 저렴한 수준이다.

같은 병원에서 첫 4주간 투약하는 비용을 비교하면 위고비 0.25㎎은 22만3천∼27만원, 마운자로 2.5㎎은 28만5천∼32만원이었다.

에페의 초기 투약 비용은 위고비의 65∼83%, 마운자로의 53∼70% 수준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는 위고비의 74.8%, 마운자로의 59.7% 수준에 해당한다.

다만 이번 가격 비교는 초기 투약 용량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이후 용량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체 치료 비용과는 차이가 있다.

에페는 초도 물량이 제한적이어서 현재 일부 병원에서만 처방이 가능하며, 약국에는 아직 공급되지 않고 있다.

에페 용량은 2㎎, 4㎎, 6㎎, 8㎎, 10㎎이다. 첫 4주에는 2㎎과 4㎎을 각각 2회씩 투약하고, 이후 차츰 용량을 늘려 마지막에는 10㎎ 제품을 투약해야 한다.

용량별 공급가는 2㎎ 2만4천200원, 4㎎ 4만700원, 6㎎ 5만7천200원, 8㎎ 6만9천300원, 10㎎ 7만4천800원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첫 4주간 사용하는 2㎎ 2펜과 4㎎ 2펜의 공급가를 합하면 12만9천800원이다.

다만 비만치료제를 처방받으면 진료비 등이 추가돼 투약 비용은 공급가보다 비싸다. 또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병원마다 가격이 다르다.

공급가만 놓고 보면 에페는 마운자로의 절반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초기 투약 비용은 마운자로의 약 60%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산 비만치료제의 가격 경쟁력이 확인되면서 기존 제품을 판매하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가격 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로 지난해 8월 마운자로가 국내 시장에 출시됐을 당시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 공급가를 최대 42%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비만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 논의까지 본격화하면서 향후 환자들의 비용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달 고도 비만이면서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위고비에 대한 건강보험 요양급여 결정 신청서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제출했다.

한국릴리는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마운자로의 급여 적용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