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올려도 이익 줄었다…현대제철, 반전 카드는

입력 2026-10-30 16:38
수정 2026-10-30 16:48


현대제철은 제품 가격 인상에도 판매 부진과 원가 부담으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4분기에는 가격 인상 효과와 판매량 회복에 힘입어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장기적으로는 AI 데이터센터용 철강재 공급과 미국 제철소 투자를 통해 성장 기반을 넓힐 계획이다.

◆ 가격 인상 효과는 4분기로

현대제철은 30일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 8,971억 원, 영업이익 871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5% 감소했다.

올해 자동차 강판과 H형강 등의 판매 가격을 올렸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과 판매량 감소로 수익성 개선 효과는 크지 않았다.

철근과 H형강 등 건설용 봉형강 사업은 더딘 건설 경기 회복의 영향을 받았다.

특히 3분기는 폭염과 장마로 건설 현장 작업이 줄어드는 계절적 비수기다.

자동차·조선용 철강재 역시 가격 인상에도 주요 고객사의 파업에 따른 수요 차질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국내 철강 업황 침체로 기존에 준비하던 기업 밸류업 정책도 미룬다는 계획이다.

이날 진행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대제철은 "좋은 시점을 적절하게 판단해서 1~2개 분기 정도 지연된 시점에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 AI 데이터센터 철강재 공략

현대제철은 기존 수요 부진에 대응해 AI 데이터센터용 철강재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에는 서버와 냉각설비 등 무거운 장비를 지탱할 구조물이 필요해 H형강 등 건설용 철강재의 새로운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현대제철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와 미국 내 공장 건설 확대로 철강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봉형강 매출에서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로 아직 초기 단계지만, 앞으로 공급 확대를 통해 건설 경기 부진의 영향을 줄일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4분기 판매량 회복에 따른 이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원가 구조가 개선되는 만큼, 이익 확대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 8조 미국 제철소로 성장 기반

중장기 성장의 핵심 축은 미국 전기로 제철소다.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총 58억 달러, 약 8조 원을 투자해 연간 생산능력 270만 톤 규모의 제철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올해 4분기 착공해 2029년 양산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자동차 강판 180만 톤과 일반 강판 90만 톤을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차·기아가 미국 내 자동차 생산을 확대하는 데 맞춰 철강재를 현지에서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자동차 생산 거점 인근에 강판 공급망을 구축해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현대제철은 기존에 구축한 현지 네트워크 기반으로 초기 안정적인 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높은 수입 철강 관세도 현지 생산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에서 직접 철강재를 생산하면 수입 관세 부담을 줄이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첨단산업 등 고부가 산업으로 판매처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자회사 현대스틸파이프 미국 현지화 투자와 관련해서는 확인된 바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